천명관 씨 "동네 서점서 독자와 자주 만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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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국회의원 모임' 첫 초청 강사 천명관 씨“문학의 위기는 1960~70년대부터 나온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지금 문제는 위상이 아니라 정말 책이 팔리지 않는 상황입니다.”
3일 오전 7시30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 연단. ‘고령화가족’ ‘고래’ 등을 쓴 소설가 천명관 씨(사진)가 올라와 입을 열었다. 그는 책이 팔리지 않는 이유로 ‘환경의 변화’를 꼽았다. 책을 대체할 수 있는 영화, 인터넷 등 즐길 거리가 다양해졌다는 것. 또 다른 이유는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천씨는 과거 프랑스 지방을 돌아다니며 독자와의 만남을 진행하면서 겪은 일화를 소개했다. 노르망디 지방의 100여 가구 남짓한 어촌마을 교회에서 연 행사에 50명 가까이 참석했다고 한다. “질문 수준도 굉장히 높았어요. 한 아주머니가 ‘당신의 소설에 보면 부둣가, 벽돌공장 등 노동 공간이 많이 나오는데 당신에게 노동의 의미는 무엇이냐’고 물었어요. 이런 게 저변이구나 싶었죠.” 천씨는 이어 “한국에선 동네 서점이 다 사라져가고 있다”며 “동네 서점에서도 저자와 만날 기회를 자주 마련하는 등 독서 인구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신학용)와 한국출판인회가 주최한 ‘책 읽는 국회의원 모임-저자와의 만남’ 첫 행사였다. 사회를 맡은 최재천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여야 의원 13명과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나승일 교육부 차관, 황창화 국회도서관장, 임원선 국립중앙도서관장, 변창구 서울대 교육부총장 등이 참석했다. 책 읽는 국회의원 모임은 앞으로 2주에 한 번씩 조찬모임으로 저자 초청 강연과 토론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