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토빈세 4년만에 폐지

외국인 투자 유치 위해
2009년부터 세계에서 유일하게 ‘토빈세’를 시행하고 있는 브라질이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 이를 폐지하기로 했다. 토빈세는 투기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으로 통화위기가 촉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단기 외환 거래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이번 조치로 투자자들은 연 8%에 달하는 고수익 투자처를 얻게 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라질 정부가 현행 6%인 토빈세 폐지를 발표했다고 5일 보도했다. 브라질은 채권시장에 글로벌 투기자본이 유입되면서 헤알화가 과도하게 절상되자 이를 막기 위해 2009년 토빈세를 도입했다. 이번 토빈세 폐지는 미국에서 양적완화 출구전략이 논의되면서 자칫 위축될 수 있는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0년 브라질 정부가 4%였던 토빈세율을 6%로 올렸던 것을 고려하면 ‘진취적인 조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기두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브라질로 유입되는 외국인 투자가 급격히 줄고 있다”며 “브라질 채권시장 투자를 가로막는 토빈세를 없애 해외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브라질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투자는 매우 저조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700억달러에 달하던 외국인 투자는 지난해 165억달러로 급감했다. 성장 전망이 불투명한 브라질에서 토빈세율 상승으로 수익률이 하락하자 투자자들이 멕시코 등 고수익 시장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로 지난주 4년 만에 최저점을 찍었던 헤알화 약세도 강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FT는 “헤알화 강세가 이어지면 수입물가가 떨어지기 때문에 브라질의 높은 물가상승률이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