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窓] 무르익은 유동성 장세…열매 따겠다고?

이종우 < 아이엠투자증권 센터장 >
일본 시장을 보면 유동성장세가 얼마나 다루기 힘든 것인지 알 수 있다. 세계 3위 규모의 시장이 6개월 사이에 82% 상승했다가 최근 8일 만에 17%나 하락했다.

유동성장세는 여러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우선 주가의 변동성이 크다. 어제까지 추가 상승에 문제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강했다가 오늘 갑자기 폭락하는 사태가 나오기도 한다. 또 유동성장세는 실적 등 다른 요인으로 주가가 상승한 뒤 나타나는 게 보통이다. 따라서 상승이 어떤 때보다 빠르고 크다. 국내 시장에선 유동성장세가 시작되면 6개월 사이에 40% 이상 오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유동성장세가 마무리되면 주가는 유동성장세가 처음 시작됐던 지점까지 후퇴하는 것도 특징이다.

돈은 국내외 시장을 받치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럽 미국 등 선진국 시장 대부분에 공통으로 적용된다. 이런 기반이 없다면 유럽 경제가 6분기째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하는데도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걸 설명할 방법이 없다. 미국 경제가 현 주가를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최근 선진국 시장이 크게 올랐다. 미국 시장이 지난 7개월간 26% 상승했을 정도다. 유동성장세가 상당히 무르익었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공격적인 투자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 시장이 언제든지 크게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 시장이 주춤해지면 한국 시장으로 돈이 들어오면서 주가 역전 현상이 벌어질 것이란 기대도 타당성이 별로 없다.

지금 시장의 주역은 선진국이다. 이들의 견인력이 없어진다면 시장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이종우 < 아이엠투자증권 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