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10년 성장엔진은 아시아"…속도내는 호주의 구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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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슈 따라잡기 - '자원부국' 호주 교역량 62%는 아시아
10대 교역국 7곳 아시아
광물·원유 등 수출 급증…中 성장둔화엔 경제 '움찔'
교육·금융 등 서비스 교류 확대…2년내 교역량 GDP 3분의 1로
아시안컵 개최로 유대강화 노려
![호주는 아시아를 향후 10여년 경제 성장의 발판으로 보고, 자원개발 등 경제분야는 물론 정치 사회 문화 각 분야에서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서부호주 필바라지역의 광산개발 인프라 공사 현장. /리오틴토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1306/AA.7527729.1.jpg)
호주가 아시아를 향한 보폭을 넓히고 있다. 18세기 영국의 유배 식민지로 개척된 호주는 영연방 국가지만 지리적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속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역내 국가들과의 전방위 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아시아백서는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한국을 ‘아시아 핵심 5개국’으로 꼽았다. ○호주 경제 성장 발판은 아시아
![](https://img.hankyung.com/photo/201306/AA.7528471.1.jpg)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이에 따른 원자재값 하락으로 자원개발 붐이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호주도 긴장하고 있다. 호주의 대중국 수출 품목 가운데 광물과 원유 등 천연자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80%가 넘는다.
BHP빌리튼과 리오틴토 등 호주의 대형 광산기업들은 몇몇 프로젝트를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아시아지역 수요에 대해선 낙관하는 분위기다. 세계 2위 광산회사인 리오틴토의 데이비드 피버 이사는 “중국 같은 경제규모에서 7~8% 성장은 결코 낮은 게 아니다”라며 “중국뿐 아니라 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의 산업화와 도시화로 원자재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버트 블레이니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에너지·천연자원 투자부장도 “중국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가 될 때까지는 꾸준한 자원 수요 증가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호주 FTA 등 교류 확대 추진
호주는 자원뿐 아니라 농산물과 교육 금융 등 서비스 분야 교역 확대도 꾀하고 있다. 호주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 수준인 아시아국가들과의 교역을 2015년까지 3분의 1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자유무역협정(FTA)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무역 장벽 낮추기에 적극적이다. ‘투자자·국가 소송제(ISD)’ 등 몇 가지 이슈로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는 한·호주 FTA도 호주 쪽에서 좀 더 적극적인 편이다. ISD란 해외투자자가 상대국의 법령·정책 등에 의해 피해를 볼 경우 국제중재를 통해 손해배상을 받도록 하는 제도다. 한국 정부는 호주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ISD를 FTA에 반영하려 하지만 호주 집권 노동당은 모든 FTA에 ISD를 배제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그러나 오는 9월 총선에서 정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은 야당연합은 이 문제에 상대적으로 유연하다. 줄리 비숍 연립야당 부대표(예비내각 외무장관)는 “노동당처럼 이념적으로 집착하지 않고 ISD를 협상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안컵 개최 등 문화 스포츠 교류 강화
호주는 사회 문화 분야에서도 아시아와의 유대 강화에 나서고 있다.
마이클 브라운 2015호주아시안컵 조직위원회 위원장은 “호주에서 축구는 이민자들의 스포츠”라며 “단순한 운동경기가 아니라 호주와 아시아를 연결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는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가입해 2007년부터 아시안컵에 참가해 왔다.
호주에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각국에서 700만명이 넘는 이민자가 들어왔다. 최근엔 아프리카와 중동지역 이민자가늘고 있다. 다민족이 섞여 살면서 호주 정부가 각별히 신경 쓰는 것 중 하나가 인종차별과 관련한 범죄다. 과거 ‘백호주의(백인우선정책)’의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이 부분에 특히 민감하다.
시드니·멜버른=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