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520d 독주 막아라"···현대차 '그랜저 2.2 디젤'로 안방 지킨다

수입차 디젤 인기에 현대자동차가 '그랜저 2.2 디젤' 투입을 확정했다. 배기량 2000cc급 디젤 엔진을 얹은 BMW 520d가 수입차 디젤 열풍을 주도하자 맞대응에 나선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그랜저 2.2 디젤의 주행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2ℓ 엔진의 적용 여부는 가솔린 2.4ℓ, 3.0ℓ, 3.3ℓ 3가지 라인업이 판매 중인 준대형 세단 그랜저에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랜저 디젤이 국내 출시되는 것은 처음. 이르면 내년 상반기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올 1~5월까지 수입차 디젤의 신규등록 대수는 총 3만7155대로 전체 6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 들어 팔리는 수입차 10대 중 6대는 디젤 모델인 셈. BMW 520d, 벤츠 E220, 폭스바겐 파사트, 아우디 A6 3.0 등 수입차 베스트셀링 10위 내 7개 모델이 디젤이다. 현대차가 안방 사수를 위해선 수입차에 대응할 만한 디젤 세단 투입이 절실한 상황.


현대차가 시판 중인 승용 디젤은 소형차 엑센트와 i30, 중형 i40 3개 모델 뿐이다. i40 디젤은 1.7ℓ로 배기량이 작다. 그랜저와 같이 중형급 이상 승용은 배기량 2000cc급 디젤 수요가 많아 2.2ℓ 디젤을 얹기로 상품 전략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싼타페, 맥스크루즈, 쏘렌토R에 탑재한 것과 동일한 엔진이어서 신형 엔진을 개발해야 하는 투자 부담도 없앨 수 있다.

현대차가 올 들어 내수 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겪는 이유는 수입차 고객이 찾는 중대형 세단의 디젤 모델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차급 다양화를 앞세워 점유율 확대 공세를 펴는 BMW, 폭스바겐, 벤츠 등 독일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모델 가짓수가 떨어진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 디젤에 얹는 엔진 배기량 크기는 검토 중에 있다"면서 "수입차 디젤 판매 확대의 대응 차원"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