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는 직접 창구 가서 들어야 안심? 온라인펀드 6년간 딱 1%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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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보다 수수료 싸지만 증권사 등 판매 소극적꼭 6년 전인 2007년 6월 금융감독원은 ‘온라인 펀드판매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투자자들의 펀드 가입 비용을 낮추고 선택의 폭을 넓히겠다는 취지였다. 그동안 온라인 펀드 시장은 얼마나 나아졌을까.
펀드 슈퍼마켓 출범 '삐걱'
금융계에 따르면 온라인 전용 펀드 잔액은 작년 말 기준 1조8480억원으로, 전체 공모펀드(머니마켓펀드 제외)의 1.4%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07년의 0.4%보다는 비중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투자자 100명 중 1~2명만이 온라인 펀드를 찾는 셈이다. 온라인 전용 펀드란 인터넷이나 모바일 방식으로만 가입할 수 있는 펀드를 말한다. ○종류 적고 가입 절차도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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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펀드에 가입할 때 ‘영업점 계좌개설→공인인증서 발급→온라인 입금→펀드 검색 및 선택→투자설명서 서명’ 등 다소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점도 제약 요인이다.
펀드 판매회사들은 또 창구·온라인에서 동시에 취급하는 펀드에 수수료 할인 혜택을 주지 않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판매사 간 경쟁을 촉진하고 투자자 선택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라도 온라인 시장 개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삐걱대는 ‘온라인 펀드 슈퍼’
‘온라인 펀드의 백화점’을 표방하고 있는 펀드 슈퍼마켓 역시 출범 전부터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주축이 돼야 할 자산운용사들이 펀드 슈퍼마켓 출자를 꺼리고 있어서다. 펀드 슈퍼마켓은 각 운용사의 펀드를 한데 모아 판매하는 독립 금융회사다.
외국계 운용사의 한 임원은 “펀드가 잘 팔리려면 좋은 수익률뿐 아니라 지속적인 마케팅과 사후관리가 필요한데 단순히 저가 수수료만 내세워 고객을 모으기엔 역부족일 것”이라며 “이번 주까지 확정하라는 통보를 받았지만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대표는 “펀드 슈퍼의 주주가 워낙 많아 지배구조 문제가 있는 데다 자본금 역시 200억원 정도로 적기 때문에 안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2001년 증권사들이 합작한 뒤 4년 만에 문을 닫은 장외거래소 한국ECN증권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때문에 온라인 펀드 슈퍼가 연내 출범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금융투자협회는 해외 사례를 볼 때 펀드 슈퍼의 장래가 어둡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 영국 싱가포르 등에선 펀드 슈퍼의 점유율이 10% 선에 달할 정도로 성공적이라는 설명이다.
조재길/조귀동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