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산업' 띄우는 지자체들

지역 미래사업 육성
영천, 보잉사 1천억원 유치
부산, 항공부품소재 단지
대전·대구, 항공·IT 벨트
“경북 영천은 항공전자산업의 아시아 허브로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지난 7일 조셉 송 보잉 아·태지역 사업개발부사장은 항공전자부품 산업단지가 조성될 영천시 녹전동 하이테크지구를 찾아 이같이 말했다. 보잉사는 이곳에 올해부터 내년 10월까지 240억원을 들여 항공기정비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항공기 전자부품 생산 공장과 연구시설이 들어선다. 보잉사는 향후 최대 1000억원까지 투자할 계획이다. 12일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고부가가치 산업인 ‘항공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항공분야 특화에 전력

정부는 2010년 지자체의 항공분야 중복투자를 방지하기 위해 지역·기능별 특화전략을 마련했다. 대구·경북은 항공부품, 부산은 제조·정비, 대전은 연구개발, 경남은 국가산업단지 등 특화된 항공산업 인프라를 갖추도록 했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항공전자부품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국책사업인 항공전자 시험평가 기반 구축사업도 최근 시작했다. 보잉사 유치는 경북도와 영천시가 손잡고 세계적인 항공 관련 기업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선 결과다.

도 관계자는 “보잉사가 한국에서 항공단지를 찾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연간 임대료 40억원 규모의 토지를 제공하고 기반시설도 마련해주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소개했다.

영천시는 보잉사 입주로 관련 연구 분야에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영석 영천시장은 “영천은 방위산업 배후단지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며 “2018년까지 60개의 항공 관련 기업을 유치해 5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도 미래 항공부품과 정비산업 중심지를 만들기 위해 항공기 정비 집적화단지 조성에 들어갔다. 김해공항 인근 76만7500㎡ 부지에 항공부품소재 집적화 단지와 항공집적화 지원시설, 항공산업기술혁신센터 등이 조성된다.

시는 단지 조성 10년 후 경제효과가 14조4200억원, 고용창출은 매년 25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경남도는 국내 항공우주 관련 기업의 60%(47개사)가 입주해 있는 진주와 사천에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도는 국가산업단지 조성 후 1조138억원 규모의 생산파급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자체 간 공조도 활발

대구시와 대전시는 항공전자 IT융합산업벨트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두 지역이 가진 산업 경쟁력을 정보기술(IT)과 융합해 첨단 항공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전략이다. 대구에는 1072개의 IT 관련 기업이 밀집돼 있고 대전에는 항공 관련 연구기관이 몰려 있다.

두 도시는 IT융합산업벨트 조성에 6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핵심 기업 100개를 육성해 연매출 7조원을 달성하고 신규 고용도 1만여명 창출하기로 했다. 또 대구에는 항공전자 IT융합기술원(485억원)과 미래형 항공기시뮬레이션 훈련센터(510억원)를 설립하고 대전에는 IT융합 항공전자 부품특화단지(200억원)를 조성할 계획이다.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항공산업은 최첨단 기술이 필요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고용 창출과 기술중심형 중소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