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IT 능력 뛰어난 한국이 런던 재개발 적격"

외국기업 첫 설명회 한국서 가진 런던투자청의 카오 아태 담당임원
"440조 들여 런던 재생사업 추진…지하철 공항 고속도로 등 건설"
“한국은 다양한 분야의 개발 경험이 많은 데다 정보기술(IT)도 발달해 있습니다. 런던 도심의 인프라 및 도심재개발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많이 참여하기를 희망합니다.”

영국 런던시 산하기관인 런던투자청의 제프 카오 아시아·태평양 담당 이사(사진)는 지난 14일 서울 중구 영국대사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해외기업 유치를 위한 첫 번째 투자설명회 대상 국가로 한국을 선택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런던투자청은 이날 한국 해외건설협회 및 건설회사 등을 초청, ‘런던 재생·인프라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카오 이사는 “런던은 유럽 경제와 금융을 선도하는 허브이자 국제적 도시임에도 낡은 인프라가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며 “총 2500억파운드(약 440조원) 규모를 투자해 런던시를 전면 업그레이드하는 대규모 도심 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의 주도로 지난해부터 시작된 런던 재생 프로젝트는 2020년까지 활주로 등 시설 용량이 부족한 히드로공항을 대체할 국제공항을 추가로 건설하고, 150년이 지난 지하철 정비·신설, 런던과 버밍햄을 잇는 고속도로 신설 등의 대규모 사업이다. 런던을 가로지르는 템스강 주변에 지정된 33개 지역에는 상업시설 및 매년 3만5000가구 주택도 건설된다. 런던시는 이를 통해 2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 경제 활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런던 외에 리버풀, 맨체스터 등의 도시도 런던과 비슷한 대규모 도심 재생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영국판 뉴딜 프로젝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런던투자청은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카오 이사는 강조했다. 그는 “런던에 진출한 기업을 위해 1년간 무료로 사무실을 제공해주며, 현지에 진출한 기업을 위해 다양한 법률·회계,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런던투자청 협력기관인 영국의 상업 로펌 레이튼스에서는 한국인 윤유리 변호사가 한국 기업의 시장 진입을 돕기 위해 법률, 세무 업무 등을 조언하고 있다. 카오 이사는 특히 한국의 참여에 큰 기대를 걸었다. 그동안 런던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어서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