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경영 리더] 기업, 성장 지속 하려면 에너지 절감·효율화 나서라

삼성전자, 세계 1위 경쟁력은 환경마크 인증 덕
현대·기아차, 친환경차가 미래동력…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조만간 생산
SK이노베이션, 온실가스 배출량 매일 점검해 관리…폐기물 재활용 70%
효성, 낡은 어망에서 최상급 나일론 뽑아
친환경 경영은 글로벌 기업으로 가는 필수 요건이 됐다. 우선 기업 스스로를 위해서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환경을 생각하는 그린 경영을 펼치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절감과 효율화 작업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반드시 필요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하는 최근의 사회적 합의는 친환경 ‘그린 경영’을 향한 노력에 가속도를 붙였다. 녹색 성장은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강화하고 있는 윤리경영과도 일맥상통한다. 단지 좋은 제품과 서비스만 제공한다고 해서 1등 기업으로 평가받는 시대는 지났다. 친환경 경영은 개별 기업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편익까지 동시에 키우는 동력으로 자리잡았다. ◆친환경 제품이 경쟁력의 지름길

삼성전자가 6년째 글로벌 넘버원을 지키고 있는 부문이 있다. 바로 환경마크 인증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이 회사가 만드는 2926개 모델이 글로벌 환경마크를 획득했다. 세계 전자기업 중 가장 많은 숫자다. 향상된 성능에 전기도 적게 쓰는 친환경 제품이 소비자들에게도 사랑받는 것은 물론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최상위권에 포진한 기업들은 친환경 기술을 적용한 새 모델로 경쟁사들을 따돌리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개발한 선박용 엔진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동급 엔진과 비교해 연비는 최대 7% 개선시키면서 유해가스 배출은 7%가량 줄인 신형 엔진을 선보였다. 작년 말엔 액체연료와 가스연료를 골라서 사용할 수 있는 대형선박용 엔진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효성의 폴리에스테르 원사 브랜드인 ‘리젠’도 눈길을 끄는 친환경 제품이다. 이 회사는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해 합성섬유를 뽑아내는 기술을 개발, 생산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을 크게 낮추는 성과를 올렸다. 낡은 어망에서 원사를 얻어 최상급 품질의 나일론을 얻는 기술도 갖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소연료전지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체제를 갖춘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카(휘발유·전기 혼용차)와 전기차의 장점을 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도 조만간 생산할 계획이다.

◆에너지 절감 경쟁도 후끈 정유·화학·제철 등 대규모 장치산업은 에너지를 많이 쓰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생산 공정에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 여부가 회사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사업장이다. 친환경 설비를 구축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과 경쟁도 그만큼 치열하다.

SK이노베이션은 하루 단위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점검하고, 이를 생산정보시스템과 연계해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2011년 구축했다. 덕분에 석유사업 자회사인 SK에너지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0년 842만t에서 이듬해 824만t으로, 작년엔 820만t까지 줄었다. 폐기물 재활용 비율도 7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서울 서린동에 있는 SK 본사 건물의 지하 5층엔 얼음을 보관하는 대형 창고가 있다. 밤에 값싼 전기로 얼음을 얼려 두었다가 낮에 얼음이 녹는 과정에서 나오는 냉기로 에어컨을 가동한다. 이런 빙축열 시스템으로 본사 에어컨 전력 사용료의 30%를 아끼고 있다. 자체 설비로 전력을 조달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제철소에서 쓰는 전기의 약 70%를 공정 중에 나오는 부생가스를 이용한 자가발전과 코크스 건식 소화설비 등 에너지 회수설비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설비를 통해 자체 조달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 연말 충남 아산공장 지붕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한다. 발전소가 들어서면 3200가구가 1년 동안 쓸 수 있는 용량의 전기를 얻게 된다.

GS칼텍스는 친환경 고도화설비로 황 화합물 배출을 연 7만t 줄였고, 에쓰오일은 대기와 수질을 연속으로 자동측정하는 설비로 그린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친환경 경영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요소일 뿐 아니라 자연과 미래를 위한 가치 있는 투자”라며 “사람과 자연을 존중하는 경영으로 인류의 삶과 지구환경 보전에 기여하기 위해 녹색경영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