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주, '경기방어' 메리트? '글쎄'…"불황 이길 종목에 주목해야"

경기 불황의 파고를 넘지 못한 식음료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면서 증권가에선 "식음료주가 경기방어주의 메리트를 갖고 오르던 시절은 다 갔다"는 우울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과거와 달리 가격 인상 효과나 단기 실적 개선 기대보다는 구조조정 및 근본적인 체질강화가 주가에 힘을 줄어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17일 오후 1시 14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음식료업종지수는 전일 대비 34.45포인트(0.87%) 내림세다. 코스피지수(-0.51%)보다 하락폭이 크다.

식음료 기업들은 지난 1분기 부진한 실적 발표 이후에 긴 조정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전체 업종 지수는 지난달과 이달 각각 3.29%, 9.27% 하락했다.

대형마트 규제, 경기불황, 해외시장 수익성 악화 등 1분기 실적의 발목을 잡은 요인들이 단기간에 해결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대된 탓이다.증권가에서도 최근 '2분기 또는 3분기부터 음식료 업체들의 실적 기대감을 높여야 한다'는 내용의 리포트들이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다. '눈높이를 낮춰라'라는 제목의 업종 분석 리포트가 등장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악화된 영업환경을 타개할 수 내부 역량이 있는 기업들을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고 권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로는 대상, 서울식품 등이 꼽힌다.

정성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대상은 2006년부터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음식료 업체 가운데 지난 1분기 거의 유일하게 시장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냄으로써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의 가능성을 높였다"고 분석했다.2006년부터 저수익 제품군 정리 등에 돌입한 대상은 2011년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6% 이상 뛰며 본격적인 구조조정의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1분기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상위 식품업체 19곳 중 영업이익이 상승한 곳은 대상을 포함에 3개 업체에 불과했다.

서울식품은 구조조정 효과에 따른 실적 기대감에 이날 음식료 업종 가운데 유일하게 장중 52주 신고가(3615원)를 세웠다.

박양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서울식품 분석 리포트에서 "적자사업인 양산빵 사업 철수로 지난해부터 실적 턴어라운드를 진행 중"이라면서 "올해 서울식품의 영업이익은 82% 늘어난 4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구조조정 시행만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구조조정의 효과는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기 떄문이다.

음식료 업종 시가총액 2위인 CJ제일제당 역시 올초부터 비상경영 기조를 내걸고 '사업 다이어트'를 진행하고 있다. 카레사업에서 철수한 데 이어 최근 죽, 덮밥, 소스류 등 일부 제품의 생산 중단도 밝혔다.

정 연구원은 이에 대해 "구조조정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최소 1~2년은 걸릴 것"이라면서 "최근 CJ 그룹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주가의 바닥을 현재로선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