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 & Mobile] '클라우드' 세상… 하드웨어간 경계없이 게임 즐긴다

'E3 2013'에서 본 게임시장 트렌드
지난 11~1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세계 최대 게임쇼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가 열렸다. 이번 E3는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 간의 차세대 경쟁이 가장 큰 이슈였다. 현장의 분위기로만 보면 소니 PS4가 우세한 상황. 엑스박스 원이 게임에 집중하기보다 TV와 영화도 보고, 인터넷도 즐기는 보다 보편적인 엔터테인먼트 기기를 지향했던 것이 ‘게임 마니아’들에게 오히려 감점을 당했다. 미국 온라인 게임잡지 IGN이 약 30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81%가 이번 E3에서 PS4의 손을 들어줬다.

클라우드 통해 게임 다운로드 게임업체들은 E3에서 저마다 ‘클라우드’ 기술을 선보이며 미래 게임의 진화 방향을 암시했다. 2014년 북미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하는 소니는 클라우드를 통해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했다. 게임을 사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에 갈 필요가 없고, 게임을 내려받는 중간에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더 나아가 PS4와 PS3, PS비타 등 다른 소니 기기와도 클라우드를 통해 하드웨어 간 경계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MS는 PS4에 비해 부족한 엑스박스 원의 성능을 클라우드를 통해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이싱게임 ‘포르자 모터스포츠5’에서 레이싱 중 발생하는 다른 자동차와의 충돌 등 상호작용을 계산할 때 클라우드의 계산 능력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 채드 깁슨 엑스박스 프로그램 매니저는 “콘솔의 트랜지스터 수는 제한돼 있지만 클라우드 서버의 트랜지스터 수는 무한하다”며 “엑스박스 원의 모든 게임과 응용프로그램 클라우드 컴퓨팅 리소스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콘솔게임도 ‘부분 유료화’ ‘부분 유료화(free to play)’ 게임이 늘어난 것도 이번 E3에서 눈에 띄는 대목이다. 공짜로 게임을 즐기게 하는 대신 아이템 판매 등으로 수익을 얻는 부분 유료화는 모바일 게임에서 많이 쓰였지만, 콘솔게임 업체들도 최근 사용자 확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를 도입하는 추세다.

닌텐도 ‘위 유’는 게임 ‘탱크! 탱크! 탱크!’에서 부분 유료화를 시도했다. 워게이밍이 PC와 엑스박스용으로 내놓은 ‘월드 오브 탱크’도 이를 적용했다. 게임은 무료로 즐기되 포탄이나 전차 등 보다 우수한 무기를 쓰기 위해서는 별도로 아이템을 구매해야 한다.

‘엑스박스 원’ 게임으로 출시될 예정인 ‘킬러 인스팅트’도 부분 유료화 방식을 채택했다. 스트리트파이터, 철권 같은 대전격투 게임이다. 50명의 게임 캐릭터 중 ‘자고’라는 인물을 택해 무료로 게임을 할 수 있지만, 다른 캐릭터로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돈을 내야 한다. 캐릭터 외형이나 옷을 바꾸는 기능도 유료 기능으로 분류했다. 1인칭 슈팅게임(FPS) 강세

1인칭 슈팅게임(FPS)의 강세가 이번 E3에서도 이어졌다. 그만큼 북미와 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 이용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올해 말 출시 예정인 배틀필드4는 PC와 PS4, 엑스박스 원으로 나온다. 전작에서 계속 다뤄졌던 미군과 러시아군의 전투 외에 중국 인민해방군을 추가해 다채로움을 더했다. 배틀필드2에 있던 ‘지휘관 모드’도 부활했다. 지휘관이 토마호크 미사일, 전자기폭탄, 보병 지원 등의 전략을 지도를 내려다보면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게임 모드다. 배틀필드와 숙명의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콜오브듀티 시리즈의 최신작 ‘콜오브듀티:고스트’도 올해 말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막강한 힘을 가진 적에 의해 완전히 파괴돼 버린 지구를 배경으로 10년 만에 미국으로 돌아온 두 형제가 특수부대 ‘고스트’에 들어가 적에게 맞선다는 내용이다. PS4, 엑스박스 원, 위 유로 플레이할 수 있다.

이 밖에 미래를 배경으로 로봇들과 전투를 벌이는 ‘타이탄폴’, 뉴욕 등 대도시에서 총격전을 벌이는 ‘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 등이 현장에서 호응이 컸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