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서 만든 '질 좋고 저렴한' 스포츠의류, 입 소문 타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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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교도소 교도작업 위탁공장 협력업체… 백승천 아게아 사장 인터뷰토탈 스포츠브랜드 ㈜아게아의 백승천 사장은 최근 눈 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교도소 내 공장 운영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받는데다 전량 국내 생산임이 알려지면서 기업 단체와 지자체, 유관기관 체육행사 등 다양한 소비자들의 구매 상담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토종 스포츠 브랜드의 꿈' 이뤄... '1석3조' 알려지면서 상담 줄이어
백 사장은 자립형 교도작업으로 운영되는 인하우스 공장 덕분에 그 동안의 노하우를 집약해 로열티 없는 순수 국산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했다. 아게아의 가장 큰 경쟁력이 궁금했다. 백 사장은 "양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시장에 내 놓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해외로 유출되는 외화낭비도 없고, 교도작업을 통해 수감자 기술 연마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데다 교도소 측에 이익의 일정부분을 수수료로 제공해 국고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단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것 같다고 백 사장은 설명했다.
국산 스포츠의류 용품 업체인 ㈜아게아는 2013년 1월 문을 연 신생 기업이다. 하지만 지난 15년 간을 줄 곧, 이탈리아, 영국, 미국 등 해외 유명 스포츠브랜드의 수입과 OEM제작을 통해 국내 유통을 도맡아 온 스포츠분야 전문 기업이다. 지난 2011년까지 이탈리아 토탈 스포츠브랜드 D사의 라이선스를 맡아 국내 브랜드 전개를 도맡았던 백 사장은 토종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하게 된 이유에 대해 "10년 이상 해외 브랜드를 제작하고 유통시키다 보니 상대적으로 높은 판매가격 때문에 힘들었던 적이 많다"면서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시장에서 유통이 좀 된다 싶으면 무턱대고 올리는 라이선스 가격에 손발 다 들 수 밖에 없었다"고 회고 했다.
올해 초, 백 사장은 지금까지 벌여놨던 해외 사업을 정리하고 순수 국내 브랜드인 '아게아 스포츠(Ageas Sports)'를 새롭게 론칭했다. 그는 해외브랜드 라이선스를 가지고 베트남과 미얀마 등을 전전하며 OEM 제품을 찍어내던 시절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웃음이 절로 난다고 했다. 토종 스포츠 브랜드에 대한 꿈을 펼치게 된 셈이다.
교도소 내 위탁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수감자 채용 계획도 밝혔다. 백 사장은 "현재 안양교도소 내 아게아 공장에서는 20명 남짓의 재소자가 제품생산을 돕고 있다"면서 "이중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성실한 참여자 가운데 퇴소 일자가 얼마 남지 않은 몇몇 수감자를 채용 할 계획도 가지고 있어 눈여겨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15년이 넘게 스포츠브랜드를 제작 유통해온 백 사장의 꿈은 뭘까. 백 사장은 "100% 국내 생산인 아게아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주에서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글로벌 토종 스포츠브랜드로 키우는 게 목표"라며 환하게 웃었다.
또 그는 "2014인천아시안게임과 2015광주유니버시아드, 2018평창동계올림픽 등 세계인과 호흡할 수 있는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순수 국내자본'에 '전량 국내제작'의 제품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