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의 뚝심…중앙대, 청소년학과 등 4개 폐지

전공선택 비율 낮아 구조조정
해당학과 학생들 강력 반발
중앙대가 선택 비율이 낮은 4개 학과를 폐지하는 구조조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학과 학생들은 학교 측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어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중앙대는 18일 서울캠퍼스에서 이사회를 열고 인문사회계열의 4개 학과를 폐지하는 내용의 학칙 개정안을 승인했다. 폐지되는 학과는 비교민속·아동복지·가족복지·청소년학과 등 4개로 그동안 각 학부의 세부 전공으로 분류돼왔다. 이들 학과는 내년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으며 기존 재학생이 졸업할 때까지 수업권을 보장할 계획이라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반면 경영학부는 355명에서 454명, 경제학부는 100명에서 130명으로 정원이 늘어난다. 또 공연영상창작학부를 포함한 일부 전공도 5~10명씩 정원이 증가한다. 중앙대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학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며 “해당 전공 교수들의 신분은 보장되며 유사 전공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대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은 박용성 이사장의 뚝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박 이사장은 2008년 두산그룹이 중앙대를 인수할 당시 “중앙대 이름을 빼고 다 바꾸겠다”며 그동안 중앙대 개혁을 주도해 왔다. 교수와 학생의 반대에 맞서 중앙대는 2010년 18개 단과대를 10개로 줄이고 77개 학과를 46개로 통폐합했다. 이번에는 추가로 학과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학과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지난 14일부터 총장실 앞에서 농성해온 중앙대 구조조정공동대책위원회 학생들은 이사회 직후 총장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칙 개정안이 공포되면 이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효율성으로 포장했지만 구성원 간의 아무런 협의나 명확한 근거 없이 비민주적으로 구조조정이 강행됐다”고 반발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