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걸려도 부자가 오래 산다…'빅5 종합병원' 에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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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층 생존율 14%P 높아
중졸 사망률, 대졸의 8배

똑같이 암에 걸려도 고소득층 생존율이 저소득층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학력이 낮을수록 사망률도 증가했다.

18일 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건강형평성 현황 및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암환자 4만3000여명의 소득계층별 5년 생존율은 소득 상위 20%에 속하는 남성 환자가 37.84%로 소득 하위 20% 남성 환자(24.04%)보다 13.80%포인트 높았다.

여성 암환자도 최고 소득층과 최저 소득층의 5년, 3년, 1년 생존율 격차가 각각 8.46%, 8.58%, 6.35%포인트였다. 고소득 암환자일수록 대형종합병원 이용률이 높은 반면 저소득층은 종합병원과 동네 병·의원에 몰렸다. 남녀 가릴 것 없이 고소득 암환자일수록 ‘빅5 종합병원’(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이용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 조사는 지난해 윤태호 부산대 교수 등이 국가암등록자료 및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한 것이다. 이날 정최경희 이화여대 교수 등이 한국건강형평성학회에 발표한 ‘교육수준별 사망률 격차’ 보고서에서는 2010년 기준 30~44세 여성 가운데 중졸 이하 학력집단 사망률이 대졸 이상 집단의 8.1배나 됐다.

30~44세 중졸 이하 남성 사망률 역시 대졸 이상의 8.4배로 집계됐다. 자살도 중졸 이하 집단이 대졸 이상 집단에 비해 남성은 7.1배, 여성은 8.1배 높았다.

아버지 학력이 중졸 이하인 남녀 중고생 흡연율도 ‘아버지가 대졸 이상인 청소년’에 비해 남학생은 8.5%포인트, 여학생은 6.3%포인트 높았다.

김동진 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한국은 건강 형평성을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 인식과 노력이 매우 부족하다”며 “건강 불평등에 대한 측정 지표를 마련해 정부가 정책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