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수도권 경매시장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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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푸어 증가 영향…1만5000건 기록할 듯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경기침체로 부동산담보대출을 갚기 힘든 ‘하우스푸어’가 증가했고, 주택거래 부진에 따라 경매시장으로 넘겨지는 물건이 늘어난 탓이다.
24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상반기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의 아파트 및 주상복합 경매 진행건수는 지난 21일까지 모두 1만4437건으로 집계됐다. 2010년 이후 4년째 연속 증가세다. 아파트 물량만 늘어난 게 아니라 응찰자 수도 3만6396명으로 직전 최대치였던 3만4477명(2005년 상반기)을 경신했다. 이미 예정된 물건을 포함한 이달 말 기준 상반기 총 경매건수는 1만5380건으로 추산돼 역시 사상 최고치다. 응찰자 수는 4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응찰자가 몰리면서 경매시장으로 쏠리는 뭉칫돈도 증가했다. 낙찰총액은 1조667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인 1조5024억원(2011년 상반기)을 돌파했다. 이달 말에는 총 1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응찰자가 가장 많이 몰린 아파트는 서울 공릉동 비선아파트(전용면적 48.6㎡)였다. 지난 2월 감정가 2억5000만원에서 세 차례 유찰돼 최저가가 1억2800만원까지 떨어지자 무려 61명이 응찰했다. 낙찰가는 감정가 대비 70.8%인 1억7699만원이다. 권리관계가 깨끗한 소형 아파트인데도 유찰로 가격이 많이 하락한 때문이다. 단일 호수로 감정가가 가장 비싼 아파트는 감정가 65억원의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펜트하우스(전용 301.5㎡)가 꼽혔다. 한 차례 유찰돼 최저가가 52억원까지 떨어진 후 52억4100만원에 낙찰됐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불황으로 물건이 안 팔리면 재고가 쌓이고 아울렛으로 넘어가듯이 상반기에는 부동산 거래실종이 양산한 경매물건이 넘쳐났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