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나무의 속삭임 들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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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나무는 가진 것을 사람에게 다 나눠준다. 혹독한 비바람을 말없이 견디면서도 삶에 지친 우리에게 휴식과 열매를 준다. 어떤 나무는 수백년 동안 마을을 내려다보며 사람들에게 커다란 그늘이 돼준다. 사진가 이흥렬은 이런 나무들을 보며 세상을 지키는 건 사람이 아니라 나무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작가는 나무를 작품의 주인공으로 등장시키기로 했다. 사진가는 어둠 속에서 피사체에 빛을 쏘아 촬영하는 ‘라이트 페인팅(light painting)’ 기법으로 나무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렇게 하니 나무들은 신비한 빛을 내뿜는 존재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오랜 세월 침묵하던 나무들이 그동안 담아왔던 이야기를 풀어놓는 듯 빛나고 있다.
신경훈 편집위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