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 격변의 20년] 외환위기 여파로 1999년 62개종목 '물갈이'
입력
수정
한국 경제 변곡점마다 요동코스피200이 출범한 1994년 당시 이 지수에 속해 있는 삼성 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건설 등 8곳이었다. 현재 코스피200에 포함된 삼성 계열사는 15곳이다. 롯데 계열사는 1994년 2곳에서 5곳으로 늘었다.
삼성계열사 8곳 15곳
삼성, 롯데 계열사들이 들어선 자리에는 원래 어떤 기업들이 있었을까. 코스피200에는 한국 경제의 변곡점마다 어떤 기업들이 위기를 맞았는지가 잘 담겨 있다. 1997년 12월 ‘IMF 외환위기’ 발생을 앞두고 한 해 동안 17개 종목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코스피200에서 퇴출됐다. 역대 코스피200 종목 중 관리종목 지정 사례로는 가장 많았다. 위기의 전조와도 같았다. 이때 기아자동차, 진로, 해태그룹(해태전자·해태제과) 등이 부도가 나거나 화의절차에 들어가며 밀려났다.
1998~1999년에도 위기는 이어졌다. 두 해 동안 총 14개 종목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코스피200에서 제외됐다. 1999년에는 42건의 정기변경과 대대적인 흡수합병 등으로 총 62개 종목이 물갈이됐는데, 역대 코스피200 연간 퇴출횟수로는 가장 많았다. 여기에는 경영부실로 몰락한 대우그룹 사태도 한몫했다. 대우, 대우전자, 대우중공업 등 관계회사 7곳이 코스피200에서 줄줄이 제외됐다.
외환위기 이후 2000년 초까지는 금융권 구조조정이 활발히 진행됐다. 1999년 한국장기신용은행이 국민은행에 흡수되면서 코스피200에서 제외됐다. 보람은행(1998년 하나은행에 흡수합병), 제일은행(2000년 매각 후 현재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경기은행(1998년 한미은행 인수 후 현재 한국씨티은행), 한국주택은행(2001년 국민은행과 합병) 등도 당시의 대표적인 금융권 구조조정 사례다. 2001년 또 한 번의 증시위기가 닥치면서 한때 100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지수가 500선까지 추락했다. 그해 현대그룹 계열회사였던 대한알루미늄공업 등 12개 종목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퇴출됐다. 흡수합병으로 사라진 곳도 5개나 됐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