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회사채 발행 '반토막'…기업들 돈이 말라간다

6월 879억위안 발행 중단·연기…인민銀, 120억위안 긴급방출
중국 은행들의 단기 유동성 부족 사태로 중국 회사채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실물 경제에도 작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의 6월 회사채 발행액은 3000억위안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 중국의 회사채 발행시장 규모는 월평균 5000억~6000억위안 수준이다. 지난달 회사채 발행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은행들이 자금난으로 회사채 매입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 은행들은 지난달 하순에 일시적인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하루짜리 은행 간 금리가 2003년 이후 최고 수준인 13%대까지 치솟았다. 인민은행이 단기금리 상승을 방치하자 다른 채권시장 투자자들도 변동성이 너무 크다는 이유로 관망하고 있다.

기업들 역시 지난달에 중장기 지표금리가 오르자 금리 부담으로 사채 발행을 보류했다. 이 신문은 지난달에 878억8000만위안어치의 회사채가 발행이 중단됐거나 연기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베이징자동차와 광시공항그룹 등이 지난달 자금 모집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회사채 가격도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의 달러표시 채권가격은 지난 2분기에 6.1%나 내려갔다. 같은 기간 브라질(-5.3%) 인도(-3.9%) 러시아(-3.3%) 등 브릭스 국가들의 채권가격 하락 폭보다 더 컸다. 크리스나 헤지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유동성 긴축이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하고 나아가 경제 성장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인민은행은 시중은행에 대한 어음재할인 한도를 늘리는 방식으로 이날 120억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민은행은 이 자금의 용도는 영세기업과 농촌기업의 신용대출로 제한될 것이라고 밝혀 미조정 차원의 자금 공급임을 분명히 했다.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으로 이날 시중금리는 하향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상하이에서 하루짜리 은행 간 금리는 이날 3.78%까지 내려왔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