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여개 문화지원사업 2년내 200~300개 축소"

유 장관 "지원금은 늘려"
현재 1600여개인 문화체육관광부의 각종 지원사업이 2년 뒤에는 1300~1400개로 줄어들고 그 후에는 1000개 이하로 대폭 축소된다. 대신 선정된 사업에는 지원금액을 늘릴 계획이다.

유진룡 문체부 장관은 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원사업 구조를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장관은 문체부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는지 수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문체부 예산이 앞으로 정부 전체 예산의 2%로 늘어날 전망인데 500만원을 지원하더라도 모두 영수증을 받아야 하는 지금의 지원체제로는 일을 할 수 없다”며 “직원들이 영수증을 받느라 기진맥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소모성 지방축제나 일회성 행사들을 먼저 지원대상에서 뺄 방침이다. 대신 자발적으로 일하는 곳에는 지원금을 늘릴 계획이다. 스스로 일을 잘하려는 사람들을 키워주는 방향으로 지원하겠다는 얘기다.

유 장관은 또 “연말 국회에서 예산이 통과될 때 쪽지 예산으로 편성되는 사업 중에는 문체부 사업이 가장 많은데 이 중 대부분은 부실한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모든 욕은 내가 먹을 테니 주지 않아야 된다고 판단되는 데는 주지 말라고 했다”며 “지원해서 보람이 있을 곳에만 주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업을 축소하는 것은 틀을 바꾸는 것이며 그게 문화융성과 창조경제와 연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양적평가만 하는 것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을 상기시키며 대학의 취업률 평가를 예로 들었다. 응용학과는 후한 점수를 받아 지원대상이 되지만 예술, 문학, 사학, 철학 등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학과는 취업률이 낮아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것. 그는 “대학은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하며 우리와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게 문화융성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스포츠토토는 공영화할 방침이라고 했다. 올가을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이 처리되면 내년에는 공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음악저작권신탁단체를 추가로 설립하는 방안은 예정대로 내년 초에는 가능할 전망이지만 대기업은 운영사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인천 영종도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설립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법적 근거를 보완해 공고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문체부가 최근 카지노 사업을 신청한 두 곳에 대해 부적합 판정을 내린 것은 사전심사제의 법적 근거가 현재로서는 약하기 때문”이라며 “법적 근거를 보완해 공고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