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분양시장 '극과 극' 임대주택 '후끈'…민간분양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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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 장기전세 등 7.9 대 1…전셋값 급등에 수요자 몰려
민간 아파트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 등 줄줄이 청약 미달

내집 마련을 주저하는 실수요층이 보증금이 저렴한 임대주택에 눈을 돌리는 데다 특히 올해에는 마곡지구 등 입지 여건이 뛰어난 역세권 임대아파트가 대거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 실수요층의 인식이 ‘소유’보다 ‘거주(이용)’로 옮겨가고 있어 임대주택에 대한 인식도 나아지고 있다. ○치솟는 임대주택 청약 경쟁률

민간 아파트들은 위례신도시 등 일부 강남권을 제외하곤 무더기 미달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지난 3~4일 청약을 접수했던 남가좌동 ‘DMC가재울4구역’은 대거 미달 사태를 빚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1~3순위 청약 결과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일반물량 1547가구 모집에 537명만 접수, 평균 0.3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5일 1~3순위 청약을 실시한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도 평균 경쟁률은 1.31 대 1을 기록했지만 총 11개 타입 중 7개 타입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입지도 좋아 임대주택 인기 높아질 듯 장기전세주택의 인기는 부동산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최근 몇 년 새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고 전세물건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에서 전셋값이 치솟자 중산층 실수요자들이 최장 20년까지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시프트 등 임대주택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장기전세의 임대 보증금은 주변 시세의 80% 이내에서 정해진다. 그러나 신규 단지는 실제 60~70% 선에서 결정된다. 이번에 공급된 마곡·천왕·신내지구는 59~114㎡ 전세 보증금이 1억6400만~4억6400만원이다.
올해에는 지하철 역세권 등 교통 편의성이 높거나 서초 등 강남권 물량이 많아 인기가 높다. 정부가 향후 ‘행복주택’ 등 임대주택의 면적을 전용 60㎡ 이하 소형으로만 한정하겠다고 밝힌 것도 경쟁률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실수요층이 선호하는 84㎡ 공급이 사실상 올해와 내년 초를 끝으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장종철 SH공사 임대2팀 차장은 “임대주택은 주변 시세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주거품질도 과거보다 많이 향상됐다”며 “급매물이 아니면 일반 아파트 구입에는 관심을 잘 두지 않는 요새 중산층은 일단 자격요건만 되면 임대주택을 청약한다”고 말했다.
문혜정/이현진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