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길 네오플라이 센터장 "창업은 작게 시작해 여러번 망해야 성공"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는 실패를 가속화하는 것
재도전하는 정신이 중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의 역할은 흔히 생각하듯 성공을 가속화하는 것보다 실패를 가속화하는 겁니다.”

네오위즈게임즈의 스타트업 지원센터인 네오플라이의 권용길 센터장(사진)은 9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흔히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라고 하면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주체로 인식되기에 그의 이런 설명은 좀 뜻밖이다. 권 센터장은 “이것이 네오위즈 창업과 성장에서 얻은 교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네오위즈가 성장하면서 얻은 교훈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스몰 스타트, 즉 ‘작게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 ‘실패를 여러 번 빨리 경험할수록 성공과 가까워진다’가 두 번째다. 권 센터장은 “제아무리 고수라고 해도 실제 서비스가 시장에서 통할지는 출시되기 전엔 아무도 모른다”며 “중요한 건 실패한 뒤 계속 사업을 할 수 있는 용기와 자질”이라고 말했다.

권 센터장의 이런 철학이 반영돼 네오플라이는 투자와 지원 대상 스타트업을 선정할 때 ‘실패를 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인가’에 가장 큰 비중을 둔다. 또 이것이 실패와 시행착오를 반복하더라도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네오위즈의 창업정신이라는 게 권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는 “처음 사업계획을 세울 때의 아이템 그대로 사업을 계속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빨리 실패를 겪도록 도와주고 재도전할 수 있게 해주는 게 네오플라이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전산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했다가 1년 만에 나와 2001년 네오위즈에 입사한 권 센터장은 평사원으로 시작해 10여년 만에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된 인물. 네오위즈 창업 멤버는 아니지만 초기부터 네오위즈에 몸담은 1세대다. 그는 최근 네오플라이 센터장으로 부임하면서 네오플라이를 스타트업 인큐베이팅부터 벤처 투자, 유망 기업 입주 기회까지 제공하는 종합 스타트업 지원센터로 만들었다.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네오플라이 사무실 옆 공간에는 18개 벤처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독립된 사무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미 마이리얼트립 아이엠컴퍼니 가치온소프트 등 9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권 센터장은 “네오플라이 자체도 스타트업으로서 함께 고민하고 시장을 개척해나갈 파트너를 찾고 있다”며 “1년에 10개 정도의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