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부메랑 된 진대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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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레이크가 인수한 윌테크, 후광 효과로 가파른 실적개선▶마켓인사이트 7월9일 오후 1시11분
"팔린 뒤 효과 반감 우려" 매물로 내놨지만 번번이 실패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끄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가 윌테크놀러지를 인수한 지 5년여 만에 경영권 매각을 시도한다. 윌테크놀러지는 진대제 대표가 이례적으로 직접 투자한 비상장 반도체 검사장비 제조업체다. 삼성 납품회사인 이 회사는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진 대표의 투자를 받으면서 급성장했다. 하지만 회사가 팔리면 ‘진대제 효과’가 소멸될 수 있다는 우려에 매각 작업이 번번이 무산됐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카이레이크는 스카이레이크 2호 PEF(39.6%)와 진 대표 지분(21.0%) 등 윌테크놀러지 지분 60%가량을 파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01년 설립된 윌테크놀러지는 반도체 검사장비 프로브카드 등을 만드는 장외업체다. 전체 직원의 절반가량을 고졸 출신으로 채용한 회사로도 유명하다. 이 회사는 스카이레이크 투자 직후인 2009년 매출 291억원, 영업손실 46억원의 부진한 실적을 냈지만 매년 실적이 개선되면서 지난해 매출 651억원, 영업이익 68억원을 거뒀다. 스카이레이크는 스틱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몇몇 PEF들에 이 회사 매각을 타진한 데 이어 최근엔 인터파크에 인수된 아이마켓코리아와 매각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매각 협상은 잇따라 실패했다. 아이마켓코리아는 윌테크놀러지 인수에 관심을 나타냈지만 2대주주인 우리블랙스톤코리아PEF의 반대로 무산됐다. 한 IB 관계자는 “‘진대제 효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된 만큼 경영권 인수 후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스카이레이크 측은 윌테크놀러지 지분 100%를 600억원 안팎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인수자 측에선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윌테크놀러지 매각은 진 대표가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 대표가 50억원 안팎의 돈을 직접 투자했기 때문이다. 스카이레이크는 2010년 PEF가 아니라 자기자본으로 윌테크놀러지 신주에 추가 투자했고, 진 대표는 이듬해 대물변제로 해당 지분을 인수하면서 2대주주에 올라섰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