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통풍, 우습게 보면 큰 탈 난다

생생칼럼
양형인 강동경희대병원 류머티즘내과 교수
장마가 끝나면 보통 열흘 정도 연중 가장 무더운 폭염이 찾아온다. 자외선 지수가 높아지는 뜨거운 날씨가 시작되면서 시원한 것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남녀노소 불구하고 더위를 피하기 위해 찬 음료나 맥주를 즐기게 된다.

찬 음료나 맥주를 지나치게 많이 마시다 보면 관절이 빨갛게 부어 오르거나 통증이 생기는 ‘통풍’이 발생할 수 있다. 주로 중장년층에서 발병하는데, 지나치면 통풍성 관절염까지 유발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통풍이 최근 4년 동안 50% 가까이 증가했다. 통풍 진료 인원만 놓고 봐도 2007년 16만3000명에서 2011년 24만명으로 4년 만에 47.5% 늘었다. 무서운 증가 속도다.

환자 성별은 남성이 여성의 8~10배나 된다. 연령대별로는 50대 환자가 25.6%로 가장 많고 40대 22.6%, 60대 17.9% 순이다. 40~50대 중년층이 절반이다.

통계자료에서 보듯 통풍은 대개 남성에게서 잘 발병한다. 그 이유는 남성호르몬이 신장에서 요산의 재흡수를 촉진시켜 요산 배설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여성은 여성호르몬 효과가 소실되는 폐경기 이후 주로 발생한다. 만성 통풍은 극심한 통증과 관절 변형을 일으킨다. 만성 토푸스성 관절염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절염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그 기간도 길어진다. 만성기로 접어들면 만성염증이 쉽게 조절되지 않고 관절에 손상을 주어 관절 변형을 일으킨다.

통풍은 엄지발가락, 발목관절, 무릎 등 하체 관절에서 많이 발생한다. 만성으로 가면 손가락과 팔꿈치 관절에서도 발생한다. 부은 관절에서 하얀 액체가 나오는 것이 대표적 증상이다.

통풍을 오랜 기간 치료하지 않으면 요산 결정체가 콩팥에 침착해 요로결석 등을 일으켜 신장 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다. 통풍 환자의 10%가량은 신부전으로 진행돼 사망한다. 고혈압이나 당뇨, 비만, 허혈성 심장질환도 자주 동반한다. 통풍 환자는 무엇보다도 급성 통풍성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들을 피해야 한다. 40~50대 중년층은 지나친 음주를 삼가는 것이 좋다. 고요산혈증과 연관돼 나타날 수 있는 비만이나 고콜레스테롤혈증, 당뇨, 고혈압을 앓고 있다면 더욱 좋지 않다.

통풍환자라면 주범인 술을 끊어 체내 요산 수치를 4~7㎎/㎗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만약 피할 수 없는 술자리라면 맥주보다는 차라리 다른 술, 예컨대 소주나 위스키를 마시는 게 조금은 낫다.

요산을 증가시키는 원인인 퓨린 함량이 많은 음식을 삼가는 것도 중요하다. 내장, 육즙, 거위, 정어리, 고등어, 멸치, 효모, 베이컨 등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