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에 피부 메이크업 해주고…'스마트 베드' 누워 입원비 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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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Story 이색 서비스로 불황 뚫는 병원들불황이 깊어지면서 병원들마다 환자를 모으기 위한 ‘이색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친절 스티커, 무료 주차대행 등 환자 서비스에서부터 아기자기한 편의시설, 최첨단 하드웨어까지 병원들이 새로 내놓고 있는 서비스는 각양각색이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내원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구상이다.
승용차로 병원까지 모시고
콘도형 숙소서 가족과 생활
전문의 무료 의료상담도
◆“암환자 외모도 관리해줍니다” 서울대병원은 최근 환자 편의를 위해 병원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던 비즈니스 라운지를 만들었다. 서울 혜화동 본원 2층에 설치된 비즈니스 라운지는 휴대폰을 충전하고 복사, 팩스, PC 출력을 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은 또 라운지 내에 종로구 무인민원발급기를 설치해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발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암환자를 위한 외모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한 삼성서울병원의 환자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암 수술 이후 방사선촬영 및 항암제 투여로 인한 탈모가 심해질 때 두건과 가발·모자 등을 환자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삼성서울병원은 암환자에게 피부를 화사하게 하는 메이크업이나 의상활용법에 대해서도 전문가를 붙여준다. 경희의료원도 인근 미용실과 협력을 맺고 매주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이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입원환자들이 외모를 가꾸고 싶어 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한 결과다.
제일병원은 ‘픽업 서비스’ ‘콘도형 숙소 제공’ 등 감동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 병원의 ‘픽업’은 KTX를 이용하는 지방 암환자를 위해 서울역에서 병원까지 환자를 승용차로 이송하는 서비스다. 암환자와 보호자가 병실이 아닌 콘도형 숙소(2채)에서 함께 생활하는 서비스도 인기를 얻고 있다.
◆환자 맞춤서비스 시대 강북삼성병원은 교수진이 직접 재능기부 서비스에 팔을 걷고 나섰다. 지난달부터 장충현 성형외과 교수를 시작으로 신호철 병원장까지 12명의 의대 교수들이 매일 돌아가며 본관 1층 로비에서 무료 상담을 해준다. 매일 한두 시간씩 짬을 내 병원 이용자 누구에게나 전문지식은 물론 전반적인 의료상담을 해주는 것이다.
장 교수는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 무엇을 원하고 어떤 것을 궁금해하는지 대면으로 직접 부딪쳐야 병원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을지대병원도 이달 15일부터 베테랑 설명간호사 2명을 1층 로비에 상시 배치해 환자·보호자들의 모든 궁금증을 해결해주고 있다. 신촌세브란스병원은 최근 3차 의료기관 중에서는 처음으로 의료전문 수화통역서비스를 시작했다. 의료진과 청각장애환자 사이에서 소통의 어려움을 해소해주고 어려운 의학용어도 설명해준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입원환자 침상 옆에 개인 맞춤형 ‘스마트 베드’를 설치했다. 마치 사무실에서 일을 보는 것처럼 업무형 서비스를 가미한 것이다. 환자는 컴퓨터를 통해 필요할 때 시트 교체나 청소 요청은 물론 입원비 정산 등도 할 수 있다.
이철희 분당서울대병원 원장은 “병원이 수직적 관계에서 벗어나 수평적 관계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 치열해지는 경쟁을 이겨내는 성공의 열쇠”라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