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 고금리 대출, 학생·주부 이용자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사상 처음 감소세를 보였던 대부업체 이용규모가 하반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는 학생 및 주부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체율은 8.6%로 상반기(9.0%)에 비해 하락했지만 담보대출 연체율은 0.1%p 소폭 상승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26일 발표한 '2012년 하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 대부잔액은 8조7904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2.6%p 늘어났다.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거래자수 역시 250만6000명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000명 늘었다상반기와 마찬가지로 대부업체 이용고객은 회사원이 전체의 58.1%를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많았다. 자영업자 비중은 21.8%, 학생 및 주부가 7.7%를 차지했다.

특히 학생 및 주부층은 상반기(6.5%)보다 1.2%p 상승했다. 이들의 하반기 총 대출금은 1423억원으로 이 가운데 834억원은 생활비 용도로 사용됐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대부업체의 고금리 돈을 빌려서라도 생활을 이어나가야하는 주부나 학생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부업체 전체 대출금의 절반 가량도 주로 생활비(46.1%)에 사용됐다. 이어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대부업체를 이용한 비중은 23.9%로 두번째로 많았다. 상반기에 비해 생활비, 물품구매 목적은 다소 감소한 반면 사업자금 용도는 4.7%p 증가했다. 특히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사업자금 대출이용이 늘었다.
한편 지난해 하반기 신용대출과 담보대출 규모는 각각 7조3152억원과 1조3752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대출 금리는 35.4%로 상반기보다 1.0%p 줄었다. 2011년 최고금리를 44%에서 39%로 인하한 뒤 신용대출금리 인하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금융당국은 분석했다. 담보대출금리는 17.8%로 상반기와 동일한 수준이었다.

대출 이용자별로는 개인대상 대출이 6조7000억원로 전체 대출금의 88%를 차지했다. 형태별로는 신용대출이 6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90%에 육박했다. 담보대출은 12%p 줄어든 7172억원에 그쳤다.

금융위 관계자는 하반기 대부업체 이용 증가 배경을 "지난해 영업정지 결정으로 위축됐던 4개 대형 대부업체들이 하반기 다시 영업을 재개하면서 대출액과 이용자수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지난해 2월 산와머니, 러시앤캐시, 원캐싱, 미즈사랑 등 4개 대형 대부업체는 최고금리 위반혐의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원캐싱대부 주식회사가 영업정지처분 집행정지 소송을 제기해 현재는 4개사 모두 정상영업 중이다. 영업정지가 예정됐던 대부업체들은 1심 본안 소송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영업정지를 피할 수 있다.

당시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판사 안철상)는 원캐싱대부 주식회사가 강남구청장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같은 날 법원은 아프로파이낸셜 계열의 A&P파이낸셜(러시앤캐시), 원캐싱과 산와대부(산와머니)가 동일한 취지로 낸 소송에 대해서도 인용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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