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의 여름 그 짜릿함 속으로…

강원도 평창만큼 여름이 행복해지는 곳이 있을까? 낮에는 계곡에 발을 담그고 래프팅하며 물살을 가르거나 견지 낚시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곳. 밤이면 쏟아지는 별을 헤아리며 시원하게 잠들 수 있는 곳.

이 모든 것이 한꺼번에 가능한 곳이 평창이다. 아직도 휴가를 떠나지 못했다면 인간이 가장 쾌적한 삶을 살 수 있다는 700고지 평창으로 행복한 여름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래프팅 장소마다 눈부신 자연

동강 래프팅
평창 하면 메밀꽃 가득한 봉평과 대관령이 떠오를 테지만 아름다운 여울이란 뜻의 미탄(美灘)면도 빼놓을 수 없다. 미탄은 영월로 굽이치는 동강이 휘감아 도는 곳이다. 맑은 산이 가득한 땅이니 좋은 계곡이 숨어 있음은 굳이 설명할 이유도 없다. 미탄은 래프팅 명소이기도 하다.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가 래프팅 명소로 꼽히는 이유는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뛰어난 풍광 때문이다. 어름치마을에서 시작해 서쪽에서 남쪽으로 크게 휘돌아나가는 동강과 창리천, 병풍처럼 둘러쳐진 산들의 모습은 가히 한 폭의 그림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스를 돌아가는 곳마다 절경이 펼쳐진다. 칠족령 들머리인 문희마을의 절매나루에서 동경 12경 중 하나인 황새여울까지 기암괴석과 여울목이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낸다. 어름치 코스는 잔잔하지만 진탄나루를 거쳐 섭세강변까지 가려면 무려 8시간이나 걸린다.

평창의 숨겨진 래프팅 명소인 뇌운계곡 코스는 수량도 풍부하고 소와 소가 어우러진 풍경이 일품이다. 합창소를 출발해 형제바위, 우릉이소, 용소를 지나 뇌운보에 이르는 7㎞ 코스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형제바위 근처는 물살이 세서 짜릿한 스릴을 맛볼 수 있다.

영화처럼 즐기는 플라이 낚시
기화천 플라이낚시
마하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창리천은 플라이낚시의 명소로 이름이 높다.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주인공처럼 긴 줄을 하늘로 휘날리면 벌레모양의 가짜미끼가 스르르 물속에 잠긴다. 낚시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이지만 실상 플라이 낚시는 익숙해지기까지 훈련이 필요하다. 일반 낚시도 물때가 있지만 계류에 사는 어종인 송어나 산천어는 해가 뜰 무렵에 잘 잡힌다. 플라이 낚시와 함께 털 플라스틱 나무 등으로 만든 인공 미끼로 물고기를 잡는 루어낚시도 매력적이다. 평창강에 서식하는 쏘가리를 잡는 데는 루어낚시만한 것이 없다. 쏘가리를 낚으려면 해가 질 무렵부터 새벽 사이가 좋다.

트레킹 코스로는 장전계곡이 일품이다. 맑게 흐르는 물과 우거진 숲,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오대천을 향해 흐르는 계곡 중 첫손에 꼽힌다. 이곳에 들어서면 눈이 먼저 호강한다. 바위 사이를 돌아 굽이치는 계곡물은 마치 생명이 있어 살아 숨쉬는 듯하고 푸른 이끼는 신비롭기까지 하다. 이끼와 계곡이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한다. 온통 초록 세상이어서 물이 뿜어내는 서늘한 냉기가 아니더라도 보는 것만으로 무더위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첩첩산중에 숨어 있어 때묻지 않고 원시성을 고스란히 품어 사진작가들이 선호하는 대표적 촬영지이기도 하다. 가리왕산 이끼계곡의 진부애기나리 외 21종의 식물이 유전자와 종 보전을 위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백룡동굴 탐사로 더위는 저멀리

백룡동굴 탐사
평창의 오래된 속살을 보고 싶다면 백룡동굴을 탐사하는 것이 좋다. 1979년 2월에 천연기념물 제260호로 지정된 백룡동굴은 2010년까지 미공개 동굴로 남아 있다가 그해 7월부터 일반인에게 개방되기 시작했다. 백룡동굴은 흰색 용이 백운산 기슭 남한강의 소용돌이 속에서 하늘 높이 솟아 올랐다고 하여 붙여진 말이다. 백룡동굴은 훼손을 막고 사람의 손길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1회 20명씩 하루 180명만 입장이 허용된다. 동굴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관리사무소에서 제공하는 지정된 옷으로 갈아입고, 헤드랜턴이 달린 헬멧을 쓰고 인솔자와 함께 움직여야 한다.

백룡동굴 안에는 이동로를 표시하는 줄 외에는 인공 구조물이 거의 없다. 동굴 내부를 밝히는 조명시설마저 없기 때문에 불빛은 헬멧에 달린 랜턴과 인솔자가 들고 다니는 조명등에 의지해야 한다.

백룡동굴은 A, B, C, D 등 모두 4개 구역으로 나뉘어지는데, 일반인에게는 A구간 780m만 개방된다. 포복자세로 기어들어가면 형형색색의 종유석과 석순 석주 등 동굴 생성물이 눈을 황홀하게 한다. 석순이 길게 늘어져 마치 피아노를 연상케 하는 피아노 석순과 동굴방패 등 다양한 석순이 이어져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배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을 포함해 2시간10분에서 2시간40분 정도 소요된다.

최병일 여행레저 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여행팁

8월 2~11일 평창더위사냥축제
7월31일~8월5일 평창메밀부치기축제

평창에는 여름축제가 두 개나 열린다. 강원도 평창군 대화면 땀띠공원에서는 2013 평창더위사냥축제가 8월2~11일까지 열린다. 평창더위사냥축제는 은어와 송어 맨손잡기, 대화천 반두 물고기 잡기 등 천렵 프로그램과 감자캐기, 땀띠물 족욕하기, 모닥불 피우기, 사륜오토바이 타기, 트랙터 관광, 공예품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033)334-2277

평창의 대표적 재래시장인 평창올림픽시장에서는 2013 평창메밀부치기축제가 ‘소박하고 푸근한 인정이 넘치는 장터’를 주제로 31일~8월5일 6일간 열린다. 메밀로 만드는 다양한 요리를 체험할 수 있는 평창메밀부치기축제는 관광객이 직접 만들어 먹는 메밀체험프로그램을 비롯해 전통문화체험, 문화예술공연, 평창강 물놀이 등이 진행된다. (033) 330-2601 메밀로 유명한 평창에서도 독특한 맛을 내는 집은 메밀이야기(033-334-3456), 송어요리는 평창송어(033-332-0505)가 맛있다. 평창에는 휘닉스파크를 비롯해 다양한 숙박시설이 있지만 여름철 낭만을 즐기려면 캠핑장이 안성맞춤이다.

솔섬오토캠핑장(033-333-1001) 물굽이오토캠핑장(010-2127-9737) 계방산오토캠핑장(070-7789-8892)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