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 유진자산운용,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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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 Talk비상장사인 유진자산운용이 30일 공시 규정 위반으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유진자산운용이 보유한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지분에 대한 공시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서다. 일각에서는 소규모 운용사들이 대량 보유 지분 의결권 행사 및 공시 관련 규정 등을 대폭 강화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대응하기 버거운 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유진자산운용에 대해 의결권 행사 기간 미준수를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다. 키움스팩1호 등 스팩 5곳과 서진오토모티브, 포스코켐텍 등 기업 4곳의 주요 주주인데도 주주총회에서 어떻게 의결권을 행사했는지 주총 4~5개월이 지난 26일에서야 늑장공시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펀드 등 집합투자자는 지분 5% 이상 또는 자산총액 100억원 이상에 이르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주총을 하기 5일 이내에 의결권 관련 공시를 해야 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1년에 1~2건 발생하긴 하지만 이처럼 통째로 공시가 되지 않은 것은 예외적”이라고 설명했다.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지원부장은 “의결권 공시는 금융감독원 검사에 적발될 경우 상당한 수위의 제재를 받기 때문에 운용사가 신경 쓰는 항목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유진운용은 “스팩이나 스팩이 합병한 기업들과 관련된 게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정론’도 만만치 않다. 전체 인력이 50~70명 정도인 중소 운용사에서 일일이 관련 규정을 지키기 쉽지 않다는 게 그 이유다. 신 부장은 “펀드 등 집합투자기구의 경영현황 공시가 너무 많아 규정대로 처리하기 버거워하는 곳이 많다”며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령에서 공시 대상을 대폭 늘려놔 걱정”이라고 했다.
한 금감원 관계자도 “법 규정이 촘촘하게 돼 있어 인력이 적은 중소 운용사에서 위반 사례가 나오기 쉽다”고 말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