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 거부 땐 어떤 투쟁도 불사" 민주, 장외투쟁 '만지작'

초선들, 지도부 비판 '내홍'
민주당이 ‘촛불집회’ 등 장외 투쟁을 시사하며 새누리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30일 국정원 댓글 관련 국정조사와 관련, 새누리당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핵심 증인 채택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중대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한은 31일까지다. 내달 7~8일 열리는 청문회에 증인을 출석시키려면 1주일 전 통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또 최근 ‘대화록 실종’ 사건을 검찰에 고발한 새누리당에 맞서 이날 특별검사 법안을 발의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누리당의 국정조사 거부가 계속된다면 어떤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내의 시간, 분노 폭발의 인계철선 시한이 36시간밖에 남지 않았다”며 “더 이상의 용납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회 국조특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도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은 원세훈·김용판 두 사람을 민주당 현역 의원을 불러내려는 흥정의 지렛대로 삼고 있다”며 “이런 꼼수를 즉각 중단하고 여야 공통 증인 18명과 원·김 두 사람을 합쳐 총 20명에 대한 증인 채택에 조건 없이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또 “김용판 전 청장의 경찰 수사 축소·은폐, 그리고 허위 수사 결과 발표 과정에서 당시 김무성 선대본부장과 권영세 총괄상황실장이 연루돼 있다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이들의 증인 채택을 수용하면 새누리당이 요구하는 민주당 현역 의원을 동수로 청문회장에 내보낼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조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정청래 의원의) 이 같은 일방적인 기자회견은 양당 간사 간 신뢰를 깨뜨리는 잘못된 행위”라면서도 “(증인 채택 문제와 관련해) 정 의원과 진지하게 논의한 뒤 결과를 곧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일부 초선 의원들은 전날 저녁 비공개 모임을 갖고 당 지도부의 소극적인 국조 정국 대응 태도를 집중 성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운데 김용익 유은혜 최민희 박홍근 의원 등은 이날 전 원내대표를 찾아 강경한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아울러 진성준 의원은 이날 자신이 대표 발의한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및 실종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진 의원은 브리핑에서 “국정원과 새누리당은 지난 대선에서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을 불법 유출하고 그 내용을 왜곡, 날조해 공개하는 등 선거운동에 활용해 온 정황이 드러났다”며 “검찰이 이런 사건에 대해서는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 등 정치적으로 편파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어 독립적인 지위를 갖는 특검을 통해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이호기/추가영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