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K7도 하이브리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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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의 심장' 챙기는 정몽구 회장 "도요타에 절대 밀리지 말라"현대·기아자동차가 올 연말부터 K7, 그랜저 등 준대형 차량의 하이브리드(휘발유·전기 혼용차) 모델을 차례로 내놓는다. 일본 도요타가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판매 차종을 늘리며 공세를 강화하자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복합연비 17㎞/ 목표…막바지 성능 개선 작업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최근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친환경차 개발·판매를 강조, 하이브리드 시장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가솔린·디젤엔진과 전기모터(배터리)를 함께 사용하며, 연비가 뛰어나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로 넘어가기 전 단계에서 보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K7·그랜저 하이브리드 나온다
7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는 오는 12월 K7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한다. 이어 현대차가 내년 상반기 같은 차급인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 차량에는 2400㏄급 4기통 가솔린 엔진과 35㎾짜리 전기모터가 장착되며 합산출력은 196마력이다.
기아차는 K7 하이브리드의 뛰어난 연비를 앞세워 도요타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차 고위 관계자는 “K7 하이브리드는 복합연비 17㎞/ℓ를 목표로 막바지 성능 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캠리와 렉서스의 주요 경쟁 모델보다 뛰어난 연비와 품질,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판매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17㎞/ℓ의 연비는 엔진 배기량이 비슷한 캠리 하이브리드 및 렉서스 ES300h의 16.4㎞/ℓ보다 뛰어나다. K7의 동생격인 K5 하이브리드의 연비(16.8㎞/ℓ)보다도 좋다. 업계에선 K7 하이브리드 가격이 3000만원대 중후반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캠리 하이브리드 가격은 4260만원, ES300h는 4990만~6160만원이다.◆“하이브리드 시장 내주지 말라”
현대·기아차가 준대형 하이브리드 신차 개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정몽구 회장의 특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올 들어 친환경차 개발 진행상황과 판매량을 직접 챙기며 이 부문에서 도요타에 뒤처져선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부문에서 도요타와 맞설 수 있는 차량을 지속적으로 내놔야 향후 다른 친환경차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다는 게 최고 경영진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우선 내수 시장에서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판매량 확대를 막아낼 계획이다. 한국도요타는 지난 1~7월 전년 동기(2877대)보다 14.9% 늘어난 3306대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했다. 반면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1만407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 줄었다. 2011년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를 내놓은 후 판매량이 계속 줄고 있다. 한국도요타는 국내에 꾸준히 하이브리드 신차를 들여와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현재 프리우스와 캠리 하이브리드, 렉서스 ES300h, GS450h 등 총 6종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판매 중이다. 현대·기아차는 쏘나타, K5 하이브리드와 준중형급 아반떼, 포르테 하이브리드 등 4개 모델을 시판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K7,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 개발이 끝나면 준중형부터 준대형까지 6종의 라인업을 갖추게 돼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며 “앞으로 대형 하이브리드 모델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정에서 충전할 수 있는 차량) 등으로 차종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