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오버파…우즈·미켈슨 '동반 몰락'

PGA챔피언십 3R

우즈 "스윙 패턴 무너져"…미켈슨도 최하위권
쿠차·로즈 등 톱 랭커 밀려…매킬로이만 이름값
“우리는 매주 골프를 잘 칠 수 없다. 그것이 골프다. 불행하게 이번주는 못치는 주간이었다.”(타이거 우즈)

세계랭킹 1, 2위인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이상 미국)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동반 자멸하는 등 톱 랭커들이 줄줄이 오버파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우즈는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의 오크힐CC 동코스(파70·7163야드)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 3오버파 73타를 쳐 합계 4오버파 214타로 공동 48위까지 밀렸다. 단독 선두인 짐 퓨릭(미국)과는 13타나 벌어졌다. 미켈슨은 더 심했다. 이날 8오버파를 기록, 합계 10오버파로 커트 통과자 75명 가운데 74위를 기록하는 수모를 당했다.

우즈는 올 시즌 5승, 미켈슨은 2승을 거뒀다. 특히 우즈는 지난주 월드골프챔피언십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7타 차 우승을 거뒀고, 미켈슨은 2주 전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우즈는 대회 전 ‘절친’ 스티브 스트리커(미국)를 만나 퍼팅 조언을 듣는 등 5년 만에 열다섯 번째 메이저 타이틀 획득을 노렸으나 선두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미켈슨 역시 드라이버 대신 3번 우드를 2개 들고 정확도로 승부를 걸겠다고 호언했으나 참담한 성적을 보였다.

우즈는 이번 대회장인 오크힐에서 7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한 번도 언더파를 치지 못하는 약점을 드러냈다. 그는 2003년 이곳에서 나흘간 합계 12오버파 292타(74-72-73-73)를 기록, 공동 39위에 그쳤다. 올해에도 3라운드까지 71-70-73타를 쳤다. 2라운드에서 기록한 이븐파 70타가 이 코스에서 작성한 최고 성적이다. 우즈는 “오늘 플레이를 못했다. 잘 치지 못했고 퍼팅은 번번이 홀을 비켜가는 등 아무것도 되지 않았다”며 “출발도 좋지 않았고 마무리도 나빴다”고 고개를 떨궜다. 우즈는 “전날 밤 숀 폴리 코치와 스윙을 점검했는데도 테이크 어웨이를 바로잡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전체 스윙 패턴이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미켈슨은 3번홀에서 내리막 경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기분 좋게 출발했으나 4번홀에서 바로 보기를 범했다. 7번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한 데 이어 9번홀에서 보기를 더해 전반에 4타를 잃었다. 12번홀에서 버디를 잡았으나 14번홀 더블보기에 이어 마지막 2개홀을 보기-보기로 마무리했다.

난코스의 희생양이 된 톱 랭커는 이들뿐만이 아니었다. 랭킹 6위 맷 쿠차(미국)는 합계 7언더파로 출발은 2타 차 공동 2위였으나 이날 76타를 기록하며 합계 1언더파 공동 12위로 떨어졌다. 랭킹 4위인 저스틴 로즈(영국)는 선두와 3타 차로 3라운드를 시작했으나 77타를 치며 합계 1오버파 공동 28위로 밀렸다. 톱 랭커 가운데 이름값을 한 선수는 랭킹 3위이자 지난해 챔피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뿐이었다. 시즌 내내 부진했던 매킬로이는 3타를 줄여 합계 3언더파로 공동 7위에 자리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