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전력대란 공포] 숨이 턱~턱~ 사람 잡는 최악 폭염, 벌써 4명 사망…열사병 환자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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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오리 등 78만마리 폐사…강원지역 학교 개학 미뤄한반도가 때늦은 폭염으로 펄펄 끓고 있다. 11일에도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령됐다. 폭염이 열흘가량 이어지면서 열사병 환자가 속출하는 등 폭염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번 폭염은 최소한 1주일 넘게 계속될 전망이어서 인명피해와 함께 전력 수급 위기가 우려된다. 반면 폭염에 따른 ‘반짝 특수’를 누리는 업종도 적지 않다.
유통업계는 '반짝 특수'…심야쇼핑 늘면서 매출↑
◆폭염으로 개학까지 미뤄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남 광양의 낮 최고 기온은 38.6도를 기록, 전국에서 가장 더웠다. 이어 경남 양산(38.1도), 전북 전주(37.7도), 경남 밀양(37.3도) 등 대부분의 남부지역이 35도 이상까지 치솟았다. 서울은 이날 공식 최고 기온이 올들어 가장 높은 33.2도를 기록했다. 다만 광진구(36.3도), 서초구(35.8도), 양천구(35.2도) 등 서울 내에서도 35도 이상까지 치솟은 곳이 많았다. 서울은 지난 1일부터 열흘 연속 밤 최저 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가 이어졌다. 제주의 경우 한 달 내내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폭염이 열흘째 계속되면서 전국에 폭염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올여름 폭염으로 4명이 사망하고 663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고 9일 발표했다. 그러나 열사병 추정환자까지 포함하면 인명피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또 닭 74만5671마리, 오리 4만829마리 등 전국에서 총 78만6540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이와 함께 강원교육청은 기록적인 불볕더위가 이어짐에 따라 학생들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기후 상황에 따라 휴업이나 단축수업을 하는 등 학사 일정을 탄력 있게 운영해 달라고 일선 학교에 이날 당부했다. 이에 따라 강원 지역은 당초 12일로 예정됐던 개학을 며칠간 미룰 전망이다.
◆유통업계 ‘반짝특수’도
기상청은 폭염과 열대야가 최소 1주일 넘게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12일에도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오르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33도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2~14일께가 올 들어 가장 큰 전력수급 위기가 찾아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편 할인마트 등 유통업계는 무더위로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마트는 무더위가 본격화한 이달 1일 이후 하루 매출이 지난달보다 평균 8.4% 증가했다고 11일 발표했다. 무더위를 피해 심야 쇼핑을 즐기는 ‘올빼미족’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마트가 이 기간 시간대별로 분석한 결과 오후 8~12시의 매출 비중이 34.8%에 달했다.
올초부터 지난달까지는 26.4%였다. 고객이 많이 몰리는 ‘피크타임’도 달라졌다. 지난달까지는 오후 4~6시 매출 비중이 19.5%로 가장 높았으나 이달 들어서는 오후 8~10시 비중이 20.2%로 가장 높았다.
‘치맥(치킨과 맥주)’ 판매도 크게 증가했다. 1~7일 이마트 수입맥주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1.9% 급증했다. 치킨 판매금액도 8.2% 늘었다. 세븐일레븐 한강공원 내 점포에서도 1~8일 즉석조리용 치킨과 맥주 매출이 전월 같은 기간보다 각각 57.8%와 34.1% 증가했다.
강경민/유승호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