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설국열차'에 빗댄 노대래 공정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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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앞칸과 꼬리칸 대화·소통·타협 중요…상생정책 시사점 커"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사진)이 경제민주화 정책 시행을 위한 소통과 타협의 중요성을 최근 개봉한 영화 ‘설국열차’에 빗대 강조했다.
노 위원장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영화 감상평에서 “설국열차에선 맨 앞칸과 꼬리칸 간의 대화와 소통, 타협이 중요한데, 끝내 타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결국 파멸로 치달았다”며 “이는 경제민주화와 대·중소기업 협력 정책에도 시사하는 바가 컸다”고 적었다. 영화 설국열차는 갑작스럽게 닥친 빙하기의 생존자들이 무한질주하는 열차에 탑승, 지배계층을 상징하는 앞칸에 대항해 피지배계층인 뒤칸 승객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내용이다. 대·중소기업 상생을 주도하는 공정위원장 입장에서 설국열차의 줄거리를 경제민주화에 대입해 설명한 것이다.
그는 “어느 정책이건 대화와 소통이 중요하지만, 특히 이해관계자(stakeholder) 간 이해가 상충하는 분야는 공멸을 막기 위해 합의 도출에 최대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며 “앞칸이나 꼬리칸이나 하나의 열차며, 분리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경제민주화 정책을 펼칠 때 대화와 타협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 위원장은 또 “인류 공멸이라는 대재앙 앞에서 열차 안의 균형 유지는 매우 중요했다”며 “하지만 그 균형을 열차의 꼬리칸(뒤칸)의 희생을 통해 유지하려 하는 데 문제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앞칸을 재벌이나 대기업, 뒤칸을 중소기업 또는 자영업자에 대입해 보면 이들 사이의 타협 대신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할 경우 경제 생태계가 망가져 공멸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경제민주화 정책의 중요성도 영화 내용에 빗대 강조했다. 그는 “사회이동(social mobility)에 대한 시사점도 컸다”며 “신분, 계층, 기득권이 장래 운명을 결정짓는 사회에선 약자가 능력을 발휘할 유인이 없게 된다”고 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