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21 플러스 사업 대학 선정] 고려대·부산대 '약진'…서울대·한양대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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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인문계열 대거 탈락석·박사급 창의 인재를 육성하는 대형 국책사업인 BK(두뇌한국)21 플러스사업 지원 대상 선정 결과 대학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교육부가 15일 발표한 분야별 선정 대학을 보면 서울대는 정치 신문방송 철학 등 인문사회계 사업단이 대거 탈락했다. 반면 고려대는 지원받는 사업단 숫자가 다소 증가해 신진 연구자들에 대한 지원도 커질 전망이다.
포스텍, 11개 신청에 9개 선정
◆서울대 인문사회계 ‘몰락 수준’ 서울대는 물리 생물 정보기술 기계 등 과학기술 분야 대부분이 사업단에 뽑혔으나 인문사회 분야는 경제 행정 등 4개만 선정되는 데 그쳤다. 2006년부터 7년간 지원된 BK21 2단계에서 선정됐던 국문 철학 정치 과학교육 신문방송 디자인 등 6개 분야가 3단계인 BK21 플러스에서 제외됐다. 과학기술 분야 중 건설 한 개 분야만 제외된 데 비하면 인문사회계의 부진이 도드라져 보인다. 경영 사회 등 인문사회계 인기 학과들은 2단계에 이어 이번에도 선정되지 못했다.
교육부가 대학에 지원하는 3대 재정지원사업 가운데 학부 교육 위주인 ‘교육역량강화사업’, 기업과 연계된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사업’과 달리 ‘BK21 플러스 사업’은 대학원 위주의 연구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3명 이상의 교수가 팀을 이뤄 신청하는 소형 ‘사업팀’과 달리 ‘사업단’은 학부·학과의 교수 70% 이상이 참여해야 해 사업단에 선정되는 것은 해당 분야에서 연구역량이 가장 뛰어난 대학임을 인정받는 계기가 된다.
서울대는 2004년 정운찬 총장 시절 학부 정원을 줄이고 대학원을 집중 지원하는 등 ‘연구 중심 대학’을 표방해왔으며 그동안 졸업생 취업과 관련된 ‘산업계 관점의 대학평가’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번에 인문사회계 주요 학과가 탈락함에 따라 서울대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양대 부진, 고려대 약진
교육부는 2단계 700개 수준이던 사업단·팀 수를 이번에 500여개로 줄이고 지방대 사업단 선정 비중을 35%에서 44%로 높였다. 이에 따라 한양대는 물리 화학 기계 화학공학 재료공학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 대거 탈락해 지원 대상에 뽑힌 사업단·팀 수가 2단계 28개(154억원)에서 이번에 10개(53억원)로 크게 줄었다. 서울대도 44개 사업단·팀(497억원)에서 35개(385억원)로 감소했다.
반면 고려대는 2단계에 비해 사회학과가 탈락했지만 생물 화학 정치외교 경영 등 분야에서 신규 선정돼 사업단·팀 수가 28개(200억원)에서 29개(223억원)로 소폭 증가했다. 고려대는 그동안 교수 및 대학원생 연구실적, 교육과정 개편 등 평가지표에 대비해 역량 있는 연구자를 상당수 스카우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신청에 비해 사업단·팀 선정이 많았던 곳은 포스텍으로 11개 분야 신청에 9개 분야가 선정됐다. KAIST와 부산대도 신청 대비 선정률이 높았다. 반면 경희대는 40개 분야에 신청해 20개가 뽑혔고, 전남대 성균관대 연세대 등도 선정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신진 연구자에 대한 혜택 기대 BK21 플러스 사업으로 올해부터 7년 동안 선정된 사업단·사업팀의 대학원생 중 석사과정이 월 60만원, 박사과정은 100만원, 박사후과정 등 신진연구자는 250만원을 받는다. 김천홍 교육부 대학재정지원과장은 “창조경제를 이끌 핵심 분야 석·박사급 인력을 육성하면서 연구실적의 질적 수준도 높여 국내 논문의 영향도(IF)를 세계 30위 수준에서 20위권 이내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 BK21 플러스 사업
BK(두뇌한국·Brain Korea)21 사업은 세계적 수준의 대학원과 우수 연구인력 양성을 위해 석·박사과정 학생 및 신진 연구인력(박사후과정 연구원 및 계약교수)을 집중 지원하는 사업이다. 1단계(1999~2005년)와 2단계(2006~2012년) 사업을 통해 3조5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올해부터 2019년까지 3단계는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 사업(WCU)’을 통합해 ‘BK21 플러스 사업’으로 진행된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