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소비재펀드 "불황 몰라요"…5년째 두 자릿수 수익률

에르메스 등 담은 럭셔리 펀드 돋보여

미래에셋글로벌 올 22.53%…우리글로벌럭셔리 18.49%
"유럽 회복조짐 당분간 강세"
글로벌소비재펀드가 수년째 연 10%가 훌쩍 넘는 수익률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글로벌 카드업체, 인터넷 상거래업체, 패션업체 등의 영업이익이 꾸준히 증가해서다. 다만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 등이 부각되자 차익실현 여부를 놓고 투자자들이 고민하고 있다.
○불황 속에서 소비재펀드만 ‘훨훨’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글로벌소비재펀드가 지난 5년간 거둔 수익(16일 기준)은 69.15%에 달한다. 매년 평균 13.83%의 수익을 낸 것이다. 자금도 꾸준히 유입돼 전체 펀드 규모가 1조원대로 성장했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커진 올해도 평균 11.5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자1A’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2.53%다. 미국 증시 랠리 속에서 구글(20%), 마스터카드(28%), 비자카드(17%), 나이키(24%), 아마존(16%) 등 편입 종목(5월 말 기준 포트폴리오)의 올해 주가 상승률이 16~28%에 달해서다.

글로벌소비재펀드 중에서도 명품패션, 화장품업체 등에 투자하는 럭셔리펀드의 성과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우리글로벌럭셔리1A1(18.49%)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자1C(15.58%)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A(13.09%)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펀드는 스와치그룹 아디다스 나이키 코치 로레알 에르메스 등을 주로 담았다. 이정숙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운용팀 차장은 “미국과 일본 소매 판매가 개선되면서 주요 럭셔리 기업들이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들어 신용경색 우려 등으로 중국 증시가 부진했지만 중국소비재펀드는 완전히 반대되는 행보를 보였다. 피델리티차이나컨슈머자A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0.3%, 지난 1년 수익률은 21.22%다. 레이몬드 마 피델리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향후 5~10년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기업에 투자한다”며 “최근엔 카지노, 유아용품, 자동차 등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추가 성장 가능성 높다”

글로벌소비재펀드가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미국 출구전략 우려가 커지면서 차익실현을 해야 할 때가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에 이어 유럽 경기 회복세까지 가세, 적어도 내년까지는 지금과 같은 소비재펀드의 양호한 성과가 지속될 것이란 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제임스 도미닉 미래에셋자산운용 매니저는 “유럽 중앙은행 등이 추가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고려하고 있어 당분간 선진국 증시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경쟁사 대비 성장성이 좋고 현금투자 수익률이 높은 기업 및 산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미국에 이어 유럽 경기까지 회복되고 있어 내년까지는 선진국 증시 비중이 높은 글로벌소비재펀드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중국 등 신흥국 소비 성장세가 꺾이는지를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지적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