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가 주름잡은 디젤 시장…아반떼가 '본때'를 보여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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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승용차'로 반격 나선 현대·기아차수입차가 장악한 국내 디젤 승용차 시장을 탈환하기 위해 국산차들이 반격에 나섰다. 현대자동차가 더 뉴 아반떼 디젤을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기아차, 르노삼성, 한국GM, 쌍용차 등이 잇따라 디젤 승용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그랜저·제네시스·K3도 '심장 교체' 준비중
○수입차 공략 강화하는 국산 디젤현대자동차는 20일 경기도 양평 힐하우스에서 ‘더 뉴 아반떼 시승행사’를 열고 새로운 디젤 모델을 소개했다. 김상대 현대차 국내마케팅실 이사는 “최근 디젤 승용차에 대한 인기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며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아반떼 디젤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아반떼 디젤 출시로 현대차의 디젤 승용차는 엑센트,i30,i40를 포함해 총 4개로 늘어났다.
국내 디젤 승용차 시장에서는 수입차가 독주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수입차 판매량 가운데 디젤 차량 비중이 전체의 51%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올 1~7월까지는 이 비중이 60.3%로 높아졌다. 올 들어 7개월 동안 가장 많이 팔린 BMW 520d를 비롯해 판매 상위 10개 수입차 가운데 7개가 디젤차였다. 반면 국산차는 올 상반기 전체 판매량 중 디젤차 비중이 30.4%로 수입차의 절반 수준이다. 이 역시 대부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디젤 승용차 비중은 미미하다. 한국과 달리 오랫동안 디젤 엔진 분야에 투자, 경쟁력을 갖춘 유럽 자동차업체들이 국내에 디젤 신모델을 잇따라 들여오면서 시장 지배력을 키웠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05년 쏘나타를 비롯해 아반떼XD와 아반떼HD 등의 디젤 모델을 내놓았지만 판매량이 저조해 단종시켰다. 김 이사는 “당시만 해도 디젤 승용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거의 없었다”며 “하지만 디젤 엔진의 기술력이 향상돼 뛰어난 승차감과 연비를 갖추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소형차 엑센트는 올 1~7월 판매량 중 35%가 디젤 모델이었다. i30는 55%, i40는 75%에 이른다. 현대차는 아반떼 전체 판매량 중 디젤 모델 비중이 20~25%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그랜저와 제네시스 등 중대형 고급차에도 디젤 엔진을 장착할 계획이다. 기아차도 K3 디젤을 9~10월 출시한다. 여기에 르노삼성과 한국GM이 디젤 승용 라인업을 확대하고 쌍용차도 체어맨 디젤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어서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아반떼, 폭스바겐과 맞짱
현대차는 이날 아반떼 디젤을 출시하면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인 ‘SNC(Segment And Customization)’를 소개했다. 김상대 이사는 “제네시스 다이나믹 에디션과 맥스크루즈처럼 시장을 세분화하고 각각의 소비자들에게 맞는 다양한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반떼에 탑재된 1600㏄급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128마력, 최대토크 28.5㎏·m(자동변속기 기준)의 성능을 낸다. 복합연비(일반도로+고속도로)는 수동 변속기가 18.5㎞/ℓ, 자동 변속기가 16.2㎞/ℓ다. 가격은 사양에 따라 1745만~2090만원이다. 정병권 현대차 소형총괄 팀장은 “아반떼 디젤을 개발할 때 폭스바겐 골프와 연비 및 주행성능 등을 비교 평가했다”며 “골프의 블루모션 기술은 연비 향상에 집중했지만 아반떼는 정숙성과 주행성능 개선에도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에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동급인 골프 1.6 TDI 모델(자동변속기)의 복합연비는 18.9㎞/ℓ다. 정 팀장은 “수치상으로는 아반떼와 골프의 연비 차이가 커보이지만 내부적으로 테스트를 해본 결과 실제 주행 연비는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양평=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