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기회복에 베팅…블랙스톤 50억달러 자금 모집

유럽 겨냥 112개 펀드 460억弗 펀딩
미국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유럽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기 위해 50억달러의 자금을 모으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식통을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50억달러는 현재 유럽을 겨냥한 부동산 펀드 중 최대 규모다. 유럽 부동산 시장이 경제 회복세를 타고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프레퀸에 따르면 현재 블랙스톤을 비롯한 112개의 펀드가 유럽 부동산 시장 투자를 목표로 총 460억달러의 자금을 모으고 있다. 이 중 절반은 미국 등 북미 지역의 자금이다. 그만큼 미국 자산가들이 유럽 부동산 시장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산 가격이 오르고, 덩달아 판매자들을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유럽 부동산 거품이 일었을 때 자산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2010년 재정위기 이후 가격이 급락하자 시장에 물건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경기 회복세를 타고 자산 가격이 오르자 약간의 손해를 보더라도 부동산을 팔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게 FT의 분석이다. 토니 제임스 블랙스톤 사장은 “최근 유럽 부동산 시장의 자금 수도꼭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블랙스톤은 최근 네덜란드 쇼핑센터 개발업체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영국 부동산 회사인 브로드게이트의 지분을 팔기로 하는 등 유럽 부동산 시장에서 활발한 거래를 해왔다. 유럽의 한 사모펀드 담당자는 “부동산 시장에선 유럽 재정위기가 끝나간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