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벌써 한계 봉착한 무상복지 시리즈들

학교 교육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는 보도다. 무상급식에 재원을 빼앗기면서 교육 예산이 바닥난 탓이다. 교실에 비가 새도 수리비가 없어 고치지 못하고 폭염이 와도 냉방 시설을 가동하지 못해 찜통더위를 그냥 견뎌야 한다. 과학 기자재는 고사하고 화장실 악취로 수업이 불가능한 지경이라도 참으라고만 할 수밖에 없다. 교사들은 땅을 치고 애통해 한다.

복지 퍼주기의 예고된 파탄들이 교육 현장에서 줄줄이 현실화되고 있다. 수준별 아동수업도 줄였고, 영어 원어민 교사도 예산 부족으로 거의 중단된 상황이다. 보건 시설이나 과학 실험실 확충은 다른 나라 얘기다.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각종 혜택도 줄여야 할 판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년 전 시장직을 내걸고 전면 무상급식을 반대하면서 주장했던 부작용들이다. 시설 예산을 줄이면 손해보는 건 낙후지역 학교들이고 결국 저소득층 아이들의 교육 환경만 열악하게 만든다는 것도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오죽했으면 애초 무상급식 찬성론자였던 김문수 경기지사가 내년부터는 무상급식 예산을 삭감키로 했겠는가.

무상급식 예산은 당초 예상대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만 해도 내년 무상급식 예산이 5000억원가량으로 올해보다 1000억원이나 늘어난다. 그만큼 저소득층의 복지예산은 줄어들고 학교 시설은 엉망이 될 것이다. 무상보육도 그렇다. 서울시는 중앙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다음달부터 무상보육이 중단된다고 아우성이다. 최근 국회 계류 중인 영유아보육법 개정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면서도 예산 비상등이 켜진 무상급식에 대해서는 차마 부끄러운지 말도 없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보편적 복지론의 허구와 모순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새누리당은 오히려 고교 전면 무상교육을 들먹이고 있다. 이미 교사들의 74%가 무상교육은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으는 상황이다. 오 전 시장의 무상급식 반대에도 선뜻 나서지 않았던 새누리당이다.

지금와서도 김 지사의 발언에 논평조차 하지 않는다. 진정 철학도 소신도 없는 정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