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換 리스크' 공포…내 브라질 국채 어떡하지

신흥국 자금 엑소더스 확산…삼바채권 한달새 15% 손실
미국 국채 금리가 가파른 속도로 오르면서 신흥국 투자에 대한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등에서 외국인들이 자금을 빼가면서 해당국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 투자는 금리 상승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브라질 국채 5년물 금리는 연 11.939%로 1개월 전보다 1.5%포인트 올랐다. 20일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헤알당 464원55전으로 한 달 새 7.81% 하락했다. 금리와 환율 변동을 감안하면 국내 브라질 국채 투자자들은 13.6~15.7% 정도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브라질 펀드는 최근 한 달간 평균 -4.27%의 수익률을 보였다. 브라질 보베스파지수가 같은 기간 8.71% 오른 것을 감안하면 브라질 헤알화 가치 하락이 손실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신흥국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해당국 통화가치가 하락한 것이 이들 국가 투자 수익률 하락의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한 달간 달러화 대비 신흥국의 통화가치는 인도 6.8%, 브라질 6.1%, 인도네시아 6.1%, 멕시코 4.3%, 터키 1.8%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주식이나 펀드보다 채권 투자에서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 2~3년간 신흥국 채권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은 주식보다 환율, 금리 등 거시경제 변수의 영향을 직접 받는 데다 금리 상승 시기에 손실폭이 커 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투매에 나서게 된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신흥국 거시 경제 여건이 그리 좋지 않은 데도 자금이 유입되면서 채권시장에 거품이 끼었다”며 “미국 채권 금리 상승을 계기로 이 거품이 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를 붙잡기 위해 각국 정부가 기준금리를 올리고 긴축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채권 투자자는 불리하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채권분석팀장은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은 이미 기준금리를 올렸다”며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