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전통미술 속 숨은 의미 찾기

옛그림을 보는 법
허균 지음 / 돌베개 / 352쪽 / 1만8000원
“작품을 신품(神品)으로 만들기도 하고 졸작으로 만들기도 하는 것은 화가가 아니라 감상자라는 말이 있다. 작품의 품격이 높거나 낮아지는 것은 전적으로 감상자의 안목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전통미술 전문가인 허균 한국민예미술연구소장은 《옛그림을 보는 법》에서 이렇게 강조한다. 전통시대의 그림이나 장식미술은 옛 선조들이 자연과 인간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았고, 무엇을 생각하며 살았으며, 어떤 것을 아름답다고 느꼈는지 보여주는 거울과 같은 것이다. 하지만 선조들의 정신세계와 미의식을 바라보는 안목이 없으면 거울을 보고도 실체를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는 얘기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림의 주제와 소재를 산수화, 사군자, 시의도, 고사인물화, 길상도, 상상의 동물 등 13가지로 분류해 이들 그림에 담긴 뜻을 읽어내는 방법을 설명해준다. 산수화에서 경치의 아름다움은 물론 그린 이의 흥취와 자연의 이치까지 읽어내고, 석류·수박·포도 등의 그림에서 아들 낳기를 바라는 마음을 포착하는 식이다. 150여점의 그림을 곁들인 저자의 폭넓고 친절한 설명이 돋보인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