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신탁 '주인 찾기'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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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 - 칸서스 "2대주주 LH, 한토신 지분 다시 매각하라" 반격실적이 크게 개선됐고 주가도 꾸준히 오른 회사가 있다. 증권가에서는 사업성이 유망하다며 이 회사 주식을 매수하라고 투자자들에게 추천 중이다.
1대주주 지분 사려는 칸서스
"LH-리딩투자 계약 지연…출자자 유치한 MK전자에 자칫하면 대주주 넘어가"
"문제없다"는 LH, "해지했다간 소송당해…그냥 계약대로 진행할 것"
이 와중에 대주주는 싼값에 회사를 팔겠다고 내놨다. 그런데도 새 주인 찾기가 10년째 지지부진하다. 국내 부동산 신탁업계 1위 한국토지신탁 얘기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칸서스, 감사원 심사청구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칸서스자산운용은 지난달 말 감사원에 한토신 지분매각과 관련한 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공기업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한토신 지분 31.29%(7900만주)를 매각하는 과정이 부적절하다는 취지에서다. 칸서스운용은 LH가 기존에 체결한 지분매각 계약을 해지하고 공개 경쟁입찰을 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칸서스 측이 감사원 심사를 청구한 것은 LH가 작년 6월 체결한 매매계약이 1년 이상 이행되지 않으면서 한토신에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생긴 탓이다. LH는 리딩투자증권이 운용하는 사모펀드 ‘리딩밸류2호’에 한토신 지분을 팔기로 했다. 2002년 한토신의 민영화 추진 이후 채 정리하지 못한 잔여지분이다. 매각금액 809억원 중 약 80억원도 받았다. 그러나 잔금 납부를 앞두고 리딩밸류2호의 주요 출자자 SSCP가 부도났고 관계사 W저축은행은 부실 금융기관에 지정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리딩밸류2호의 계약이행이 어려워졌다. 이때 선뜻 나선 게 코스닥기업 MK전자다. MK전자는 리딩밸류2호의 주요 출자자가 되기로 했을 뿐 아니라 외부투자자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껍데기만 리딩밸류2호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지 MK전자 측이 사실상 이 계약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MK전자 측은 이와 별도로 지난 6월 장외에서 한토신 지분 3.49%를 취득했다. 리딩밸류2호를 통해 31.29%까지 확보하면 총 34.78%의 지분으로 현 최대주주인 아이스텀 지분(31.42%)을 뛰어넘게 된다.
◆LH는 계약이행에 ‘문제없다’ 급해진 것은 2011년부터 한토신 인수에 나섰던 칸서스다. 이사진 7명 가운데 5명을 지명해 놓고 있어 한토신의 경영권을 확보 중인 최대주주 아이스텀 지분을 매수하기로 하고 본계약을 체결하려고 했는데 MK전자란 ‘복병’을 만나서다.
‘자본이득을 위한 방해공작’이란 일부 비판이 있음에도 칸서스가 LH의 계약해지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잔금 지급이 안 되는 게 전적으로 인수자 측 사정에 의한 것인 만큼 LH로서는 계약해지 권리가 있다”며 “아직까지 이를 행사하지 않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LH가 잔금을 못 받으면서 발생한 잠재적인 금전적 손해도 상당하다. 한토신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1.5% 증가한 476억원이다. 실적이 좋아지면서 현 주가가 계약체결 금액인 주당 1023원을 50% 이상 웃돌고 있다. 리딩밸류2호가 잔금 지급을 미루는 사이에 한토신의 몸값이 껑충 뛰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더 비싸게 받을 수도 있는데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는 LH가 ‘헐값’에 자산을 넘겼다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고 했다. 더구나 증권가에서는 한토신의 개발신탁 사업이 경기 불황에 오히려 더 각광받는 아이템이라며 주식 매수추천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LH 매각 관계자는 “계약을 해지한다고 해도 더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다는 보장이 전혀 없을 뿐더러 리딩밸류2호 측으로부터 소송당할 여지도 있어 기존 계약대로 간다는 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