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얼마나 인수 다급했으면…" CEO가 웅진케미칼 실사 참여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 정의승 유니드 대표 이례적으로 현장 실사장 찾아'눈도장'
이 기사는 08월29일(18:5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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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케미칼 인수·합병(M&A)이 진행되면서 현장 실사장에 인수 후보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참여하는 등 막판 눈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통상 실무진이 참여하는 현장 실사에 인수후보측 CEO가 나타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웅진케미칼 매각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입찰적격자(숏리스트) 5개 기업을 대상으로 현장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실사 권한은 숏리스트에 포함된 GS에너지와 LG화학, 롯데케미칼, 도레이첨단소재, 유니드 등 5개 기업이 갖고 있으며 이들은 오는 9월 10일 본입찰 전까지 실사를 진행하게 된다. 지난달 19~23일 인수후보측의 CEO가 직접 실사 현장에 참석하는 등 막판 인수 열기가 더해지고 있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가 지난 19~23일 가운데 하루 웅진케미칼 구미1공장에 머물며 장시간 현장 견학을 실시했다. 정의승 유니드 대표 역시 웅진케미칼 실사 현장을 방문해 장시간 머물다갔다. 롯데케미칼과 유니드CEO가 방문한 웅진케미칼 구미1공장은 핵심 기술인 해수담수화, 초순수제조, 폐수재활용 등에 사용되는 역삼투필터(RO : Reverse Osmosis) 생산 공장이 집중된 곳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보통 현장 실사장에는 인수후보자들의 실무자들이 와서 점검하는 것이 보통인 데, 이번 웅진케미칼 M&A에선 CEO가 직접 실사장에 참여하는 등 전사적인 차원에서 인수 경쟁이 치열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IB업계는 인수후보자 CEO가 직접 현장 실사에 참여함으로써 후보자들이 얼마나 진지하게 M&A를 검토하는 지 등 인수의지를 웅진케미칼 노동조합과 임직원, 매각주관사 등에 전달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GS에너지와 도레이첨단소재,LG화학 등도 다른 인수후보 역시 현장 실사장에 고위급 임원이 나타나 웅진케미칼과 매각주관사측은 의전에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웅진케미칼의 실사 가운데 핵심인 구미1공장외에도 웅진케미칼의 인도네시아 텍스타일 공장을 비롯해 안성 등 다른 공장에도 인수후보측 고위관계자들이 실사단에 합류했다. 한편 웅진그룹은 구조조정 일환으로 웅진케미칼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매각을 위한 본입찰은 오는 9월 10일 실시될 예정이다. 웅진케미칼 매각 지분은 웅진홀딩스와 윤석금 회장 자녀 보유 지분 등 56.2%. 웅진케미칼 매각시 약 3500억원의 가치로 추정된다. 매각 주관사는 본입찰 후 일주일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또한 모회사인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조기졸업을 위해 오는 10월 초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케미칼은 지난 2008년 1월 옛 ㈜새한을 웅진그룹이 인수하면서 출범했다. 특히 웅진케미칼의 핵심 기술인 역삼투필터(RO : Reverse Osmosis)와 마이크로필터(MF : Micro Filtration)는 기술력은 국내 1위로 국내 역삼투분리막 시장 점유율은 60%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