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중상모략 하려면 회사 떠나라"

일부 조직 흔들기 '질타'

이석채 KT 회장(사진)이 ‘황금주파수’ 확보를 계기로 내부 단속에 나섰다. 지난 2일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KT LTE-A 넘버원 결의대회’에서다. 1.8㎓ 인접대역 주파수 확보를 자축하고, 임직원들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였다. 하지만 이 회장은 연설 도중 일부 임원들이 조직을 흔들고 있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 회장은 “울타리, 회사, 집이 무너져가는데도 바깥에 대고 회사를 중상모략하고, 낮에는 태연하게 임원으로 행세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누적 적자가 9000억원이니, 인공위성과 땅을 팔아먹고 있다느니 바깥에 희한한 얘기를 하고 있다”며 내부정보 유출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PSTN(유선전화) 사업으로 놀고먹는 수많은 사람을 지탱할 수 있었지만 이제 그 사업은 떠났고 모바일이 미래 대세가 될 것”이라며 “게으른 사람, 아직도 태평인 사람들은 나가라고 걷어차야 한다”고 말했다. 주파수 경매 결과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을 딛고, 100원이라도 싸게 샀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이라고 자평했다.

이 회장은 “2013년 9월은 다시 태어나는 날이다, 과거의 관행을 청산하고 새로운 기업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청와대의 조기사임 종용설 등 거취 논란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