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그림 '너를 숨쉬고' 첫 공개

K옥션, 11일 213점 경매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 이중섭의 1950년대 작품 ‘너를 숨쉬고’가 미술 시장에 처음 공개된다. 운보 김기창(1913~2001)의 1960년대 대표작 ‘아악의 리듬’도 경매에 부쳐진다.

미술품 경매회사 K옥션(대표 이상규)은 오는 11일 오후 5시 9월 가을 경매에 이중섭의 그림을 비롯해 근현대 작품과 고미술, 해외미술 등 총 213점(추정가 약 55억원)의 작품을 경매한다. 이중섭이 1950년대 물고기를 그린 ‘너를 숨쉬고’는 시인 김용호(1912~1973)의 시를 곁들인 작품이다. 김 시인의 장남이 소장한 이 작품 추정가는 8000만~1억5000만원. K옥션 측은 “이중섭의 그림에 문학적 요소가 짙다고 평가되는 것은 그가 문학을 좋아하고 문인들과 가까웠기 때문”이라며 “시가 어우러진 이 그림 역시 이중섭 작품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오는 11월 서울미술관에서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규모 기념전이 열리는 김기창의 ‘아악의 리듬’도 추정가 5000만~8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여덟 살 때 청력을 잃은 운보가 1967년 아악의 소리를 상상해 그린 작품으로 자유롭고 힘찬 먹선과 붓 터치가 돋보인다. 1968년 해외여행 이후 추상 표현 작품을 중단하기 이전까지 운보의 대표적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외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도 대거 출품됐다. 국내 미술시장 ‘대장주’ 김환기의 추상화(3억~6억원), 이우환의 40호 크기 ‘점으로부터’(2억6000만~4억원), 김창열의 1987년작 200호 물방울 작품(2억5000만~4억원), 오치균의 사북 시리즈 ‘밤골목’(8000만~1억5000만원), 야요이 구사마의 조각 ‘호박’(3800만~5000만원)이 경매된다. ‘문방청완(文房淸琓)’을 주제로 조선시대 사랑방의 다양한 문방제구 50여점도 선보인다. 프리뷰는 10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K옥션 경매장. (02)3479-8888

김경갑 기자 kk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