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타는 오바마 '시리아 군사공격' 의회 설득戰

의원 만나고 대국민 연설…16일께 하원 심리 '고비'
< 시리아 정부군·반군 교전 … 사상자 속출> 시리아 정부군 병사가 다마스쿠스 북동부 말룰라 마을에서 반정부군을 향해 기관총을 발사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알카에다 조직과 연계된 시리아 반정부군이 8일(현지시간) 기독교 마을인 말룰라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교전으로 최소 17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다쳤다. /다마스쿠스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 결의안이 미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갈수록 불투명해지자 오바마 대통령이 여론몰이와 의회 설득에 ‘올인’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9일 6개 방송사와 인터뷰를 하고 시리아에 대한 군사공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10일에는 의회를 방문해 상원 의원들을 만나고, 저녁에는 대국민 연설을 할 예정이다. 상원 외교위원회는 지난주 시리아에 대한 제한적인 군사개입 결의안을 가결, 이번 주말 전체회의 표결에 부친다. 문제는 오는 16일께 심리에 착수하는 하원이다. 그동안 조 바이든 부통령, 존 케리 국무장관, 척 헤이글 국방장관,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비서실장, 수전 라이스 안보보좌관 등 핵심참모들이 2주 동안 250명의 의원을 접촉하며 설득했지만 “미국이 또다시 중동 분쟁에 개입해야 하느냐”는 회의론을 잠재우지 못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하원 의원 227명이 군사공격을 반대하고 181명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찬성하는 하원 의원은 25명에 불과하다. 현재로선 과반수(217명) 찬성을 얻을 가능성이 낮다. 상원에서는 27명이 반대, 23명은 찬성, 50명은 유동적이라고 답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의회 승인 카드를 던진 오바마 대통령의 위험한 도박이 중대한 국면에 직면했다”며 “의회 승인이 거부되면 그의 국내 정치 입지가 크게 좁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WSJ는 의회가 대통령의 군사개입 요청을 거부함으로써 자칫 국제적인 망신을 사게 될 수 있는 만큼 이런 결과를 피하고자 의원들이 막판에 찬성함으로써 의회 승인을 얻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의회 승인이 거부될 경우 정치적 교착 상태와 정국 불안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까지 매듭지어야 하는 내년 예산안, 10월 중순이 데드라인인 연방정부 부채 한도 확대 등 현안 처리도 불투명해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