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과 情맺은지 8년…오리온 매출 2000억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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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똑같이 만들어라"
담철곤 회장의 '품질경영' 성과…현지 제과업계 3년째 1위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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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이 베트남 시장에 본격 진출한 것은 2006년 말. 그해 12월 호찌민공장을 설립해 초코파이 후레쉬파이 투니스 등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2007년에 26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8년 매출이 562억원으로 껑충 뛰자 추가 투자를 결정, 2009년 9월 하노이공장(초코파이 카스타드 포카칩 등 생산)을 세웠다. 2010년 1028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때 현지회사인 낀도를 제치고 베트남 제과업계 1위로 올라섰다. 올해 2000억원을 넘어서게 되면 3년 만에 2배로 늘어나는 것이다.
오리온이 베트남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은 담철곤 회장 특유의 품질 경영 덕분이다. 담 회장은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맛과 품질이 한국에서 만드는 것과 똑같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2006년 말 및 2007년 초 처음 몇 차례 생산한 제품을 직접 먹어본 뒤 한국 제품의 맛과 품질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 수백 상자를 불태우도록 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만들건 한국에서 만들건 제품의 맛과 품질은 같다”고 설명했다. 품질을 인정받은 초코파이는 현지인들의 제사 음식에도 사용되고 명품으로 대접받고 있다. 초코파이는 베트남 파이시장에서 39%의 점유율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카스타드가 21%의 점유율을 나타내 오리온의 두 제품 점유율이 60%(파이 시장)에 이른다.
담 회장은 또 생산 영업 등 모든 분야의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아웃소싱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현지 직원들의 로열티를 높이는 동시에 유통회사에 휘둘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다. 대금도 반드시 현금으로 결제토록 해 도소매업체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과업체로 만들었다. 담 회장은 이와 더불어 베트남에 파견하는 본사 직원들에게 배수의 진을 치라고 주문했다.
베트남 등 해외에서의 선전은 오리온의 새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오리온의 국내 매출은 2010년 11%, 2011년 14%, 2012년 8.4% 등 큰 폭으로 늘었지만 올 들어선 3~4% 수준에 그치고 있다. 회사 측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 탓에 국내 매출이 정체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풀이했다. 오리온은 이 때문에 동남아 중동 등 해외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