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설국열차'보다 더 안전해요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몬테벨로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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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업체가 지진, 토네이도 같은 천재지변은 물론 방사능에도 끄떡없는 원통형 피난처를 만들어 절찬리에 시판 중이라고 한다.

아연 도금을 한 이 철제 피난처는 서너 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고 식품 저장고는 물론 수세식 화장실과 TV도 갖췄다.(다만 한 가지 샤워시설은 없단다) 가격도 ‘착해서’ 고급 승용차 한 대 값인 6만달러(약 7000만원)에 불과하다. 다소 비싸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 가격에 가족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이보다 앞서 또 다른 업체는 캔자스주의 미사일 사일로(저장탑)를 개조해 예수 그리스도의 ‘최후의 심판’도 피할 수 있다는 철옹성 같은 콘도를 지어 분양했다. 이 피난처는 수영장, 극장은 물론 실내 농장까지 갖춰 영화 ‘설국열차’의 일등칸 못지않은 럭셔리한 시설을 자랑한다.

그러나 분양가가 700만달러(약 80억원)에 달해 웬만한 사람은 꿈도 꿀 수 없다. 영화 속에서 가난한 자들이 꼬리 칸에 탔던 것처럼 현실에서도 없는 자들은 꼬리처럼 생긴 원통형 피난처에 만족할 수밖에 없나 보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