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仙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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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C5
국내여행사진만 보면 마치 인간세계가 아닌 듯한 곳이 있다. 물속에서 나무가 자라는 경북 청송 주산지는 원래 수몰지구였다. 새벽안개가 물씬 피어날 즈음 주산지를 찾으면 선경처럼 신비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경기 양평 두물머리 또한 새벽 풍경이 일품이다. 금강 하굿둑은 황혼 무렵에 아름답다. 철새들이 스치고 지나가는 길목에 거대한 그림자를 만든다. 우리 땅이 아름답다는 것을 사무치게 느끼게 해주는 순간이다. 가을 초입 꼭 가볼 만한 여행지 3선을 소개한다.
사진으로 말하는 국내여행
물속에서 나무가 자라고 북한강·남한강이 춤추며 만난다…새벽 물안개 속세의 때 씻어주고
금강 하굿둑 해질녘 철새들의 군무…아름답구나, 너와 함께 가고 싶다
○선경처럼 펼쳐지는 청송 주왕산 주산지



두물머리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물안개 자욱한 새벽 풍경이다. 이 멋스러운 장면을 사진에 담기 위해 사시사철 사진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영화와 드라마, CF에도 두물머리는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한다. 두물머리의 터줏대감 느티나무도 빼놓을 수 없다. 수령 400년이 넘는 이 느티나무는 한 그루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세 그루가 몸을 섞은 것으로 두물머리의 상징이 됐다.○철새들이 만드는 자연의 수채화, 금강 하굿둑
금강하굿둑부터 신성리갈대밭까지는 철새 서식지로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췄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촬영지로 알려진 신성리갈대밭은 자연학습장과 사진 촬영 포인트로도 인기가 높다. 총길이 1841m의 하굿둑은 충남 서천과 전북 군산을 잇는다. 하굿둑 인근에 금강하굿둑놀이공원과 한산모시관 등이 있으며, 군산의 근대사 유적도 오래된 온기를 전해준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