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 긴급설문] "간신히 살린 부동산…국회 '입법 발목'땐 반짝회복 그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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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후 집값·거래·분양 '트리플 호조'는 처음한국경제신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중소형 주택 거래 증가, 수도권 집값 반등, 신규 분양시장 호조 등이 부동산시장 회복의 청신호”라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거래, 집값, 분양시장 등 주택시장 핵심 기조가 동시에 호조로 돌아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다. 추석 이후 연말까지 집값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8%가 0~2% 정도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또 “‘8·28 전·월세대책’의 경우 장기간 전세난에 시달리던 세입자들이 매매시장으로 이동하는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됐다”며 “이대로 회복 국면에 진입하면 변곡점을 만든 요인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운영 등 부동산시장 규제 완화 법안들이 국회에서 발목이 잡힐 경우 최근 회복 분위기도 ‘4·1 대책’ 이후 나타났던 ‘반짝 상승’의 재연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추석 이후 연말까지 집값 0~2% 오를 것" 58%
"주거환경 뛰어난 곳만 제한적 가격 상승" 64%
< 입법 발목 : 양도세 중과폐지 등 규제완화법 >
◆거래시장과 집값 “회복 기운 뚜렷”
부동산정보업체들이 내놓은 최근 집값 조사 자료에서도 ‘8·28 전·월세 대책’ 이후 서울·수도권 집값은 회복 기운이 뚜렷해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3주간 집값 누적 상승률은 서울이 0.07%, 수도권이 0.04%를 기록했다. 수도권 분양시장도 호조세다. 가을철이 분양 성수기라는 계절적 특성도 있지만 전반적인 부동산시장 회복세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주 청약을 받은 ‘위례 아이파크’(청약경쟁률 16 대 1), ‘잠원 래미안’(26 대 1), ‘광교 경기대역 울트라 참누리’(1.78 대 1), ‘부천 중동 래미안’(1.34 대 1) 등은 모두 기대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주택 거래도 늘고 있다. 지난달 전국 거래량은 4만6586건으로 7월보다 17.6% 늘었다. 6월 취득세 감면 종료 이후 거래절벽 상태였던 서울(5808건)도 18.4% 증가했다. 수도권 역시 14.3% 늘었다.
일반인들도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다졌다는 시각을 보였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가 최근 자사 부동산포털 사이트 회원 5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3.1%가 “집값이 이미 바닥을 쳤다”고 대답했다. 또 39.7%는 “내집 마련의 적기는 4분기(10~12월)”라고 답했다. 한편 본지 전문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8%는 ‘추석 이후 연말까지 집값 상승폭’에 대해 큰 폭의 오름세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보합세를 띠거나 최대 2%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회복 국면 본격화’는 국회 입법이 관건
전문가들은 최근 회복 조짐이 자칫하면 ‘반짝 호조’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4·1 부동산 대책’ 때도 다주택자 양도세중과 폐지 등 핵심 법안이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안 되고 묻히자 투자심리가 급랭했다. 여기에 취득세 감면까지 종료되면서 7월 이후 주택시장은 다시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8·28 전·월세 대책’은 실수요자들에게 주택 구매에 나설 것을 강력히 주지시킨 신호지만 이 효과의 지속 여부는 국회에 계류된 규제법안의 입법화가 일정대로 이뤄지느냐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정부대책에 기대감이 크긴 하지만 한편으로 ‘국회 입법 지연’에 대한 걱정도 많다”며 “정치권이 법안 통과를 서두르지 않으면 정책 신뢰도가 떨어져 추가 대책을 내놔도 약발이 먹히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회복돼도 급등세는 없을 것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패러다임이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시장이 회복돼도 집값은 교통·친환경 등 주거 인프라가 좋은 것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가격이 오르는 이른바 ‘국지적 차등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의 64%는 주택시장이 회복되더라도 “주거환경이 우월한 지역에서만 가격 상승이 제한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응답했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 아파트와 서울 강남권 및 인근 택지개발지구를 중심으로 집값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선 알투코리아 전무는 “중대형 아파트는 상승 반전하기보다 낙폭이 줄어드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혜정/이현일 기자 selenmoon@hankyung.com
설문에 참여한 부동산 전문가 50명
연구원·교수·컨설턴트(21명)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실장, 김덕례 한국주택금융공사 연구위원, 김리영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곽창석 ERA코리아부동산 연구소장,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백세시대연구소장, 김연화 기업은행 부동산팀장,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 김혜현 렌트라이프 대표, 김희선 알투코리아 전무,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이춘우 신한금융투자 팀장, 임성환 알리안츠생명 WM센터차장, 정태희 부동산써브 팀장,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건설사 주택·분양 부문 임원(10명)
강정남 현대건설 상무, 권상형 우미건설 개발사업담당 상무, 김호 대림산업 부사장, 문요한 한양건설 주택사업 마케팅 상무, 백종탁 삼성물산 마케팅팀 상무, 시대복 포스코건설 건축사업본부 전무, 양성용 금호산업 주택사업부문 상무, 이경섭 대우건설 주택사업본부 전무, 이정훈 반도건설 주택사업본부 본부장 대행, 조재희 한라건설 건축개발사업본부 상무
시행사·분양대행사(10명)
계동욱 서반플래닝 사장, 김승배 피데스개발 사장,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 김재홍 제이엠티플랜 사장, 김종국 광희리츠 사장, 김태욱 타이거하우징 사장, 김한덕 핍스웨이브 사장, 서영무 한원 회장, 유성식 여수블루토피아 부사장, 최창욱 건물과사람들 사장
부동산 공인중개사(9명) 김용직 서울 내발산동 오성공인 대표, 김용채 경기 안양시 석수동 정다운공인 대표, 박향미 서울 합정동 온누리공인 대표, 송용석 서울 흑석동 삼양공인 대표, 오문열 서울 송파동 행운공인 대표, 윤철원 서울 개포동 래미안공인 대표, 윤창노 서울 둔촌동 스피드공인 대표, 이동희 경기 광명시 소하동 휴먼공인 대표, 조흥기 서울 반포동 뉴월드공인 대표
*명단은 가나다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