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와의 싸움…진공청소기 특허가 뭔지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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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과 특허소송 '삼성 모션싱크' 광주공장 가보니…



이 상무는 “문턱을 넘기 위해 본체 높이 만큼 바퀴를 키웠다”며 “동시에 무게중심을 잡기 위해 경주용 휠체어처럼 바퀴 윗부분이 안쪽으로 경사진 캠버드 휠을 채용했다”고 소개했다. 그러자 또다른 과제가 생겼다. 바퀴가 너무 커 본체의 공간 활용도가 줄은 것. 이에 바퀴의 테두리만 남긴 채 중간을 뚫고 그 사이로 배기구멍을 냈다. 이 상무는 “이런 구조와 기술관련 특허가 수천 건”이라며 “국내에서 가장 많은 청소기 특허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모션싱크 개발엔 1년간 10여 명의 개발팀뿐 아니라 디자인과 양산팀 등 전 부서가 매달렸다. 악역은 이 상무가 맡았다. 수백 번째 다시 그린 설계도면을 받아들고서도 “청소기가 아니라 탱크”라는 독설을 서슴지 않았다. 몇 주간 밤을 새운 후 시제품을 완성했을 때도 “여기서 크기를 5%만 더 줄이자”고 다그쳤다. 새로운 벽에 부딪힐 때마다 “우리의 먼지 같은 지식으로 감히 안 된다고 단정짓지 말자”는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의 말을 전하며 부하 직원들을 자극했다. 팀원들과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김동성 선수가 마지막 순간 한 발을 쑥 내밀어 쇼트트랙 금메달을 딴 영상을 즐겨 봤다. 이 상무는 “지금 우리는 결승선 앞”이라며 “한 발만 더 뻗어 보자”고 독려했다. 그는 “그렇게 내민 한 발이 메달의 색을 결정한다”며 “끈질긴 혁신없이 비슷한 제품으로는 시장을 이끌어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 생활가전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 소형가전 중 글로벌 동시 판매를 한 것은 모션싱크가 처음이다.
광주=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