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전동침대 '中企 경쟁품목' 신청 논란

퍼시스 공공입찰 참여에 의료기기조합 "나가라" 반발
국내 사무용 가구업계 1위 기업인 퍼시스와 의료용 전동침대 분야 중소업체들이 공공조달 시장에서 맞붙었다. 퍼시스는 지난해 매출 2219억원, 영업이익 239억원을 낸 중견 가구기업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은 이번주 중소기업청을 방문해 의료용 전동침대를 ‘중소기업 간 경쟁품목’으로 지정해 줄 것을 건의하기로 했다. 3년에 한 번꼴로 선정되는 경쟁품목은 작년 12월 정해져 2015년에 가서야 새로 지정할 수 있다. 하지만 조합 측은 특수한 경우에 한해 중도에 끼워넣는 ‘추가 지정’ 방식으로 해 달라고 요구하기로 했다. 경쟁품목으로 지정되면 공공조달 시장에서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도 참여할 수 없게 된다. 현재 202개 품목이 지정돼 있으며 금액으로는 연간 20조원 규모에 이른다.

퍼시스는 이 시장에 작년 9월 진입한 뒤 1년 만에 시장점유율 10%를 기록했다. 서울대병원 병상 확대사업 등 굵직한 사업을 따냈다.

조합 관계자는 “퍼시스가 새로운 디자인이나 기능을 추가하지 않고 원가 이하로 가격을 후려쳐 수주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2~3년 안에 중소 업체들은 다 문을 닫을 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퍼시스 측은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해 정당하게 사업을 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다른 업체들이 그동안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이 문제라는 얘기다. 퍼시스 관계자는 “힐론이나 스트라이커 등 수입 전동침대 업체가 우리의 경쟁자”라며 “병원 패키지 수출의 한 품목으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안재광/은정진 기자 ahnjk@hankyung.com